미국의 경기호황에 브레이크가 걸리지 않는다.

국제유가 상승과 수차례에 걸친 금리인상에도 미국인들의 소비열기는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경기연착륙은 커녕 경기과열 조짐이 강해지고 있을 뿐이다.

통화당국은 연착륙을 위해 취해온 조처가 효과가 없자 당혹감 속에서 금리인상폭 확대와 같은 강도 높은 금융긴축에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연준리(FRB)는 3일 발표한 베이지북 경기보고서에서 노동비용 상승으로 인플레 압력이 커지고 있으며 주가급락도 경기과열을 식히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져 나오고 있는 거시지표들은 경기과열쪽으로 기울어 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3월 신축주택 판매량이 4.5% 늘어난 96만6천채로 98년 11월(99만5천채) 이후 최대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통화당국이 작년 6월말 이후 다섯차례에 걸쳐 금리를 1.25%포인트 인상했음에도 주택구입열기는 오히려 더욱 달궈지고 있다는 사실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미국경기의 과열양상은 자동차시장을 비롯한 실물경기 전반에 걸쳐 뚜렷하게 감지되고 있다.

금리및 유가상승 등 겹친 악재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동기보다 10.5%나 증가했다.

또 3월중 미국공장의 제품수주액이 3천8백32억달러어치를 기록, 전월보다 2.2% 늘어났다.

이처럼 식을줄 모르는 호황경기에 대해 뉴욕 아거스리서치사의 리처드 야머론 연구실장은 "제조 건설 서비스 등 업종을 가릴 것 없이 미국경제 전반이 가파른 상승가도를 달리고 있다"며 "한번쯤은 숨을 고를 때도 됐는데 그럴 기미조차 없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미국경기의 향후와 관련해 특히 주목되는 것은 물가흐름이다.

비즈니스위크는 최근호에서 지난 6개월새 PC가격이 평균 10% 오르는 등 상당수 품목의 생산업체들이 제품가격을 과감히 인상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예전같으면 이런 가격인상에 대해 소비자들이 구매를 늦추거나 줄이는 등으로 대응, 가격인하를 유도하게 마련이었다.

그러나 요즘 소비자들은 별로 개의치 않고 있다.

통화당국이 최근의 경기상황을 "과열"로 단정짓지 않을 수 없게 하는 요인이다.

월가 전문가들은 이에따라 연준리(FRB)가 오는 16일 소집될 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증시에 더없는 악재로 회생하는가 싶던 미국증시가 2일에 이어 3일에도 급락, 투자자들의 우려를 반영했다.

"과열경기와의 싸움"에 나선 통화당국의 강도높은 금리처방은 한국등 해외증시에도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뉴욕=이학영 특파원hyrhee@earthlink.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