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이 고로방식의 일관제철사업에 진출할 의사를 재천명했다.

정몽구 현대그룹회장은 11일 "현대그룹은 소재산업의 육성을 위해 현재
독점상태에 있는 고로제철업에 진출해 포스코와의 경쟁과 협력을 통해 한국
고급철강 소재의 경쟁력 제고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정회장은 이날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97코리아 서밋"에서 "한국경제의
성장잠재력"에 대한 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정회장은 "저가의 고품질원료가 조립가공산업의 경쟁력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한국 기간산업의 경쟁력을 복원하기 위해 소재산업의 육성이
필수"라고 전제하면서 "21세기 세계경제를 이끌어 나갈 동북아의 기간산업
발전전망과 그에 소요되는 철강의 공급을 감안할 때 고로제철업 진입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정회장은 이와 함께 최근 우리 경제의 침체 원인으로 <>고임금과 노사관계
불안정 <>사회간접자본의 부족 <>만성적인 초과자금수요로 인한 고금리
<>각종 규제로 인한 경제 시스템의 비효율성 등을 지적했다.

정회장은 또 이를 타개해 나가기 위해서는 <>첨단 기술력및 정보인프라의
구축 <>정부의 규제철폐 <>사회간접자본의 대폭 확대 <>고금리 해결
<>시대상황에 맞는 창조적인 인재 육성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회장은 이밖에 한국기업은 경제적 이익 획득에만 너무 치우치지 말고
경영목표를 새롭게 정립해 자원배분의 효율성을 높여야 하며 기술개발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등의 방법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회장은 연설직후 기자들이 현대의 기아자동차 인수가능성에 대해
질문을 하자 "현대자동차가 (사업을) 잘 하고 있다"며 "기아 인수에는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 이익원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