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소규모 컴퓨터 소프트웨어 개발회사가 세계 제일의 해사소프트웨어
개발회사로 성장해 주목을 받고 있다.

부산시 중구 중앙동 4가 37의 16 토탈소프트뱅크(TSB.대표 최장수.56)는
컨테이너 전용부두에서 컨테이너 선적과 하역작업 체계를 전산화한 소프트
웨어를 개발해 판매하는 직원 45명의 단촐한 회사.

지난 88년 11월 창립한 이 회사는 지난 6월13일 그리스 최대항인 피라우스
(PIRAEUS)항의 20억원짜리 항만운영 자동화시스템 구축공사 업체로 결정됐다.

이 용역 입찰에는 미국의 나비스(NAVIS) 벨기에의 코스모스 등 세계
유수의 항만 소프트웨어 개발회사 6개사가 참여해 TSB가 기술검토에서
최고점수를 받은 것.

이 회사는 이에 앞서 지난해 11월 말레이시아 포트 켈랑의 컨테이너
터미널 자동화 1단계사업을 25만달러에 수주해 훌륭히 마무리했다.

이밖에 이달중으로 용역회사가 결정되는 일본 나고야항의 항만자동화시스템
구축(공사비 30억원가량) 국제 경쟁입찰에도 참가해 공사를 수주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금년내로 발주되는 태국 방콕항 인도네시아
수라바야항 등의 자동화 작업에도 응찰할 계획이다.

TSB는 국내에서도 지난해 부산컨테이너부두운영공사(BCTOC)와 신선대
컨테이너터미널(PECT)의 일부 터미널자동화를 완료했으며 우암부두의 터미널
운영시스템을 완전 자동화했다.

항만 자동화시스템에 앞서 해운회사용과 본선용 시스템부분에 먼저 발을
내디딘 이 회사는 이미 이 부분에서는 세계 최고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해운회사용 시스템의 경우 아시아지역 해운회사의 65%, 세계의 해운회사
30%정도가 TSB의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고 본선용시스템도 전세계의 잡화.
유조선 가운데 절반이상이 이 회사 제품을 깔아 사용중이라는 것.

TSB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등지의 세계 8대
선급으로부터 선박용 자동화시스템에 대한 형식승인을 받았다.

이에 따라 창립 이듬해인 지난 89년 3천5백만원에 불과하던 매출액이
지난해는 20억원을 돌파했으며 올해는 35억~40억원선으로 추정된다.

최사장은 다년간 해사검정업무에 종사해 왔으며 최사장의 동생이자 이
회사 이사인 최장림씨(39)는 한국해양대 출신으로 미국 국적 상선에
근무하면서 선박운영의 전산화작업을 보고 형제가 의기투합해 이를
비지니스화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의 실무를 맡고 있는 최이사는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전문적인
분야를 집중 연구한다면 오히려 단기이익을 노리는 대기업보다 더 유리할 수
있다"고 강조한후 "중국 동남아 지중해 남미국가 등 항만개도국들을
중심으로 우리의 항만운영기술을 세계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 부산 = 김태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