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음성적으로 판매되고 있는 외국계 국제전화카드를 구입하십니까"

경찰청과 국세청은 다단계판매를 통해 유통되고 있는 10여개 미국계
전화카드가 이용자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으며 관세법등 각종 법을 어기고
있다고 보고 본격적인 단속에 나서기로 했다.

외국계 국제전화카드는 한국에서 외국의 특정번호로 전화를 걸어 신호가
간후 전화를 끊으면 카드판매업체에서 한국의 발신자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와 국제전화가 이루어지는 "콜백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쓰이고 있다.

이들 카드는 다단계판매업체들이 20만원이상의 가입비를 받고 국내
시판하고 있는 일종의 선불카드로 올해 시장규모는 약 30억원수준인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통신은 외국 국제전화카드가 다단계판매업자의 설명과는 달리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통은 이 카드가 이용요금면에서 미국에서 한국으로 전화를 걸 경우
국내업체의 국제전화카드보다 3배정도 비싸고 반대로 한국에서 미국으로
걸때는 무려 5배까지 비싸다고 밝혔다.

실제로 "트래블 텔"카드의 경우 표준시간대에 3분동안 미국에서 한국으로
전화를 걸면 1만2,000원을 지불해야하나 한통의 국제전화카드를 이용하면
3,760원이면 된다.

또 0~6시까지인 심야시간대(할인율 50%)에 한국통신카드를 이용하면
3분동안의 국제전화요금이 1,870원에 불과하나 트래블 텔 카드 이용요금은
6,000원으로 3배 이상이다.

30% 할인되는 야간(저녁9~12시)에도 외국 전화카드가 한국통신보다
비싸다.

또다른 문제는 카드구입자들에게 서비스의 품질과 안정성에 대해
보장하지 않고 있으며 이용상의 불편등 민원을 상담해주는 곳이
외국에 설치돼 있어 국내에서는 이를 처리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한통은 판매되고 있는 몇개의 외국카드를 구입해 시험통화를 해본
결과 통화품질이 만족할만한 수준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고 밝혔다.

또 대부분의 카드가 소규모대리점인 다단계판매업체를 통해 유통되고
있어 판매업체가 잠적하고 전화서비스업체가 일방적으로 서비스를
중단할 경우 20만원이 넘는 가입비등을 보상받을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한통은 또 이 카드를 이용할 경우 외화의 유출이 발생한다고 강조했다.

콜백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요금이 외국의 전화서비스업체에 전부 돌아가
결과적으로 외화유출이 초래된다는 설명이다.

이와관련, 정보통신부는 전기통신사업법에 이 서비스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어 수수방관하고 있을 뿐이다.

법적인 측면에서도 외국계 국제전화카드는 많은 문제를 유발하고 있다.

판매업체들이 외국선불카드의 경우 유가증권에 해당하는 수입상품으로
국내에 반입할때는 반드시 관세를 지불해야 하나 신고하지 않고 들여오거나
우송세 관세를 포탈하는등 관세법을 어기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있다.

또 선불카드를 국내에서 판매할때는 상품권법에 따라 적절한 등록절차를
거쳐야 하나 이를 지키지 않고 있으며 공중전화를 제외한 국내의 모든
전화통화에 부과되고 있는 전화세를 전혀 물지 않고있다.

한통의 한 관계자는 "외국계 국제전화카드가 여행사등과 제휴해
판매되는 경우도 있다"고 말하고 "이 카드에 대한 요금을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경우 고액을 청구하는등 여러가지 문제가 야기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도경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