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애드가 지난 2월 개설한 자사 홈페이지(www.lgad.lg.co.kr)의 첫
화면에는 카스맥주가 한병 등장한다.

옆에는 "어떻게 하면 멋진 연애를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던져져 있다.

맥주병을 더블클릭하면 차례대로 몇가지 질문이 나온뒤 이용자의 성격에
따라 화끈한 연애를 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공해 준다.

화면을 넘길때 마다 카스맥주병이 각기 다른 모습으로 등장하는 것은
물론이다.

네티즌이 질문에 답하는 동안 카스맥주는 마치 멋진 연애의 필수품처럼
다가오게 된다.

이른바 "멀티미디어광고"이다.

제일기획이 제작한 중앙일보 홈페이지(www.joongang.co.kr)의 첫 화면
에는 삼성전자의 로고가 나온다.

여기를 더블클릭하면 곧바로 삼성전자의 홈페이지로 연결된다.

네티즌들은 굳이 인터넷주소를 따로 치지 않아도 곧바로 삼성전자의
홈페이지에 접속, 삼성전자의 TV VTR 등에 대한 상세한 소개를 받을 수
있다.

대홍기획은 사이버공간에 거대한 쇼핑레저타운을 운영한다는 구상아래
가상의 백화점과 호텔 놀이동산 등을 운영중이다.

광고회사가 만든 홈페이지답게 예쁜 디자인으로 쇼핑몰의 산뜻한 이미지를
살리는데 성공했다는 평이다.

인터넷 경쟁에 광고사들도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현장이다.

광고인들은 인터넷이야말로 자신들에게 가장 적합한 뉴비즈니스라고 강조
한다.

사람을 울리고 웃기는 "끼"에서 둘째가라면 서럽다는 광고인들이 인터넷을
이용한 절호의 사업기회를 놓칠리 없는 것이다.

게다가 홈페이지를 운영할 수 있도록 수익을 남겨주는 광고도 자신들의
전문분야다.

대형 광고사들이 모그룹이나 계열사의 홈페이지를 제작해주는 전문창구로
급부상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네티즌의 눈길을 끌기 위한 아이디어 싸움도 치열하다.

광고사마다 자사 홈페이지 수준이 자신들의 제작실력을 드러내주는
바로미터라는 점을 의식, 이색 코너꾸미기에 열심이다.

제일기획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일본의 광고사인 덴쯔나 광고전문지인
애드에이지는 물론 야후 리코스같은 전문 서치엔진에 손쉽게 들어갈 수
있도록 별도의 검색코너를 꾸몄다.

LG애드는 광고와 관련된 퀴즈쇼 코너를 운영, 재미와 함께 경품도 받을 수
있는 이벤트를 마련했다.

아프리카에 사는 네티즌이라도 회사에 대해 문의할 수 있도록 안내창구를
열어 놓거나 매월 발행하는 사보나 통계자료 인명록 등을 실어 새로운
읽을거리를 제공하는 것은 기본이다.

광고사들은 나아가 인터넷 초보자들도 손쉽게 홈페이지를 열람할 수 있도록
접속방법을 손쉽게 만드는 방안도 연구하고 있다.

대홍기획은 롯데백화점 롯데리아 세븐일레븐 등 계열사 매장에 전용 접속
단말기를 설치, 소비자들이 무료로 홈페이지를 열람할 수 있도록 만들 방침
이다.

그러나 광고인들이 인터넷에 주목하는 것은 인터넷이 단순한 광고매체를
넘어서 미래세계의 라이프스타일을 변화시킬 "혁명"이라는 이유에서다.

제일기획 멀티미디어팀 안성민차장은 "인터넷이 대중화 산업화되면 사람들
의 생활환경이나 사회문화 자체의 변화까지 예상된다"며 "당장 홈페이지를
몇명이 접속하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새로운 변화에 적응할 마인드가 형성
됐느냐가 광고사의 본질적인 관심"이라고 지적했다.

인터넷도 결국 사람이 만들고 이용하는 것이다.

마케팅의 기본인 사람의 변화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광고사들이 향후
2~3년간을 승부처로 꼽는 것도 이때문이다.

< 이영훈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