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총과 거총"

선사시대 유적 패총을 이르는 말이 아니다.

한국 조선산업의 메카인 울산(현대중공업)과 거제도(대우중공업과 삼성
중공업)의 근로자들이 농촌총각에 빗대어 자신들을 비하하는 말이다.

조선입국을 이룩한 산업역군으로 선망의 대상이었던 시절과 비교하면
엄청난 격차다.

조선은 더이상 성장산업으로 손꼽히지 않는다.

그보다는 "3D"업종이라는 꼬리표가 더 많이 따라붙는다.

수십t짜리 철판을 잘라 용접하거나 십여층 높이의 선체외부에 매달려 도장
하는 일이 업무의 대부분이다보니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 수밖에.

신세대가 좋아할리 없고,근로자 스스로 "울총"이니 "거총"이니 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근로자들이 자기비하에서 벗어나 자부심을 가질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주는 일, 그게 바로 한국 조선의 경쟁력강화방안이 아닐까.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