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딤이앤에프의 최대주주 김상훈 씨.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디딤이앤에프의 최대주주 김상훈 씨.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직업이 '모험가'라고 기재해 화제를 낳았던 디딤이앤에프의 최대주주 김상훈씨가 27일 기존 경영진 해임을 의안으로 올린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반대매매로 주가가 떨어진 것이 직접 경영에 참여하겠다는 마음을 먹은 계기"라고 말했다.

그는 "오랜 기간 식음료 회사와 이 업계에서 일했기 때문에 디딤이앤에프에 투자한 것이지 (회사 측에서 주장하는) 외부 세력과 결탁해 회사를 공격하는 '기업사냥꾼'이라는 이야기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이사회를 새로 구성해 회사가 건전하게 운영되고 있는지 들여다 볼 것"이라고 말했다.

1978년생의 전업투자자인 그는 지난해 3월 '주식 등의 대량 보유 상황 보고서' 이른바 '5% 공시'를 통해 처음으로 이름을 드러냈다. 김씨는 2022년 6월부터 스물세 차례에 걸쳐 디딤이앤에프 주식을 사들이며 지분을 5% 이상 보유하게 됐다.

매입 초기 당시 취득 단가는 1600~1900원 정도였지만, 주가 하락이 이어지면서 지난해에 이르러서는 단가가 500원대로 낮아졌다. 그러나 김씨는 계속해서 추가 매입을 했고, 이 와중에 기존 최대주주의 반대매매 등이 이어지면서 결국 지난해 8월22일 얼떨결에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현재 지분 8.20%를 보유하고 있다.

다음은 김씨와의 일문일답.

▷공시에는 '모험가'라고 적혀 있는데 이력이 어떻게 되나.

"어렸을 때부터 식음료 업계에서 일했다. 대학도 스위스에 있는 호텔학교에서 공부를 했다. 군대(카투사)를 다녀온 이후 줄곧 레스토랑을 운영하기도 했고, 레스토랑 컨설팅 회사에서 IR을 배우기도 했다. 식음료 스타트업도 차려봤다. 미국, 일본, 홍콩 등에서도 식음료 관련 업계에서 일했다. 이후 하남에 커피 로스팅 공장 등 제 사업을 10년간 했다. 이후 주식투자를 전문으로 하면서 사업을 청산했다. 때문에 디딤이앤에프에 관심을 가진 계기가 됐다. 투자는 10대 때부터 공부하면서 관심을 가졌다."

▷최대주주에 올랐다. 자금마련 어떻게 했나.

"그동안 디딤이앤에프에 들어간 총 투자금이 50억원이다. 주가가 1800원일 때부터 담았다. 100% 개인 돈이다. 그동안 제가 일해서 번 돈과 디딤이앤에프 외에 다른 기업에 투자해서 번 돈이다."

▷일반 투자자로 시작해 '경영권'에 개입하겠다고 마음 먹은 계기가 있나.

"디딤이앤에프에 투자하기 전에 동서식품, 오뚜기 등 식품회사에 장기투자했다. 그때도 2~3년 투자했다. 디딤이앤에프도 처음 투자한 뒤에 1년 이상 현 경영진을 믿고 기다렸다. 그동안 주주총회 등을 통해 현 경영진과 소통했지만 말뿐이었지 실제 기업가치 향상을 위해 노력한 게 없다. 결정적인 건 지난해 반대매매 이후 주가가 폭락했을 때 더이상 경영진을 믿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현 경영진 해임안을 임시주총에 올렸다.

"이사회에 직접 들어가 회사 내부사정을 들여다보는 게 우선인 것 같다. 회사 사정이라는 게 밖에서 보는 것이랑 안에서 보는 것은 또 다르지 않나. 자산도 다 매각하는 등 회사 경영 사정이 엉망이 된 것으로 판단한다. 돈이 얼마가 필요한지 먼저 파악해야 증자를 하든 뭐를 하든 할 수 있을 것 같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