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칭산그룹, 무역 갈등 확대에 인도네시아 배터리 공장 투자 [원자재 포커스]
中, 글로벌 무역 갈등 피하려 印尼 투자 확대
랩트 새 배터리 공장은 내년 가동 예상


중국 니켈 기업 칭산그룹이 글로벌 무역 긴장 확대에 대비해 인도네시아에 배터리 공장을 짓는다고 발표했다. 인도네시아 배터리 공장을 통해 미국과 유럽의 배터리 회사들과 격차를 벌리겠다는 계획이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칭산그룹의 배터리 자회사 랩트 바테로 에너지는 첫 해외 배터리 공장으로 인도네시아를 낙점했다. 인도네시아 웨다 베이에 있는 칭산그룹의 기존 사업장과 함께 들어설 예정이다. 이르면 내년부터 가동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
중국은 인도네시아의 최대 투자국 중 하나다. 지난해 70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고, 그중 상당 부분은 인도네시아 원자재 가공을 위한 시설 구축에 사용됐다. 인도네시아 역시 중국의 ‘전기차 제조 허브’로 발전하려는 목표를 갖고 있어 양국의 이해관계가 잘 들어맞았다. 인도네시아는 전기차 배터리의 필수 원료인 니켈의 세계 최대 생산국이자 코발트의 세계 2위 생산국이다.

칭산그룹을 비롯한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들은 미국과의 무역 마찰을 피해 아세안을 새로운 생산 거점으로 택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랩트 바테로는 인도네시아에 배터리 공장을 건설함으로써 북미나 유럽에서 배터리 공장을 가동 중인 경쟁사보다 앞서나가고, 모기업의 원자재와 인프라를 활용하려는 의도”라며 “중국 수출을 방해하는 무역 마찰에 대한 우려도 해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제이슨 홍 랩트 바테로 미국 총괄 매니저는 “많은 배터리 제조업체들이 유럽과 북미에 공장을 지어 2026년 이후부터 가동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우리는 인도네시아 공장을 통해 그들보다 앞서 나가고자 한다”고 블룸버그에 전했다. 이어 “인도네시아의 인건비와 전력 비용이 중국과 비슷하다는 점, 모기업이 인도네시아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은 점을 고려하면 랩트 바테로의 예산 추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랩트 바테로는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판매를 시작으로 현재 스텔란티스 NV, 리오토, 상하이자동차 등과 협업하고 있다. 작년 12월에는 홍콩에 상장했다. 중국 자동차 배터리 혁신 연합에 따르면 REPT는 올 1~2월 전기차 배터리 설치량 기준 9위를 기록해, 작년보다 두 계단 올랐다.

다만 인도네시아에도 위험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인도네시아의 전력 공급의 상당 부분이 석탄 발전에 의존하고 있어 환경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지난 1월 칭산 니켈 공장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도 랩트 바테로에 대한 불안감을 키웠다.

한경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