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채널 옷' 이젠 안 입네…날개 꺾인 라이선스 브랜드
유명 브랜드를 옷, 가방, 신발 등 패션 상품에 활용하는 라이선스 브랜드의 성장세가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라이선스 상품이 우후죽순 생겨나 경쟁이 심해진 데다 브랜드를 크게 드러내는 ‘로고 플레이’ 유행이 사그라든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MLB의 작년 4분기 국내 매출은 6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했다. 작년 상반기만 해도 3~4% 소폭 증가했지만, 3분기에 이어 4분기까지 연속 10% 이상 ‘역성장’한 것이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던 면세점 매장은 하반기 매출 감소율이 30%에 달했다.

MLB는 F&F가 1997년 미국 메이저리그사무국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들여온 브랜드다. 비패션 라이선스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2021년 연 매출 1조원을 넘기며 ‘대박 신화’를 썼다. 하지만 출시 27년이 지나 브랜드가 노후화한 데다 중국 관광객이 구매를 줄여 매출이 줄어들었다. F&F의 디스커버리도 2012년 출시 후 처음으로 지난해 매출이 감소했다.

더네이쳐홀딩스의 내셔널지오그래픽(성인복 기준)은 작년 실적이 급전직하했다. 2022년 22%에 달한 매출 증가율이 지난해 -2%로 돌아섰다. 이 탓에 더네이쳐홀딩스의 영업이익은 작년에 27% 급감했다. 한 백화점 바이어는 “600여 개 라이선스 브랜드 간 경쟁이 심하고, 소비 패턴은 로고 노출을 꺼리는 쪽으로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