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 (사진=뉴스1)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 (사진=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미복귀 전공의에 대한 면허정지 처분을 유예한 가운데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정부를 겨냥해 "(정부가) 전공의 처벌 못 할 것이라고 (내가) 하지 않았냐"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윤 대통령은 26일 "보건의료 분야를 안보·치안 등 국가 본질 기능과 같은 반열에 두고 과감한 재정투자를 하겠다"며 "정부와 의료계가 하루빨리 머리를 맞대고 협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교수들의 사직 행렬이 이어지자 미복귀 전공의에 대한 면허정지 처분을 일단 보류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이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여당과 협의해 유연 처리하도록 지시한 것이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차관은 "처벌이 불가피하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유연한 처분은 현재 당과 논의하고 있다"고 전날 밝혔다.

정부의 유연해진 대응에 의료계는 "큰소리치던 모습은 어디 갔느냐"고 했다.

노 전 회장은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ㅋㅋㅋ 이젠 웃음이 나온다. (정부가) 전공의를 처벌하지 못할 것이라고 그러지 않았느냐"며 "어젯밤 면허정지 3개월을 1개월로 줄이는 걸 검토한다는 것도 간을 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전공의 처벌 못 한다. 그동안 정부가 날린 속임수 카드를 생각해 보라"며 "선처는 없다느니, 구제는 없다느니, 기계적으로 돌아간다느니, 이번 주부터 처벌할 것이라느니 큰소리치던 모습은 어디로 갔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권력으로, 힘으로, 의사들을 누를 수 있다고 생각했다니 어처구니가 없다"며 "의사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이제 시작이다. 대체 어쩌자고 여기까지 일을 벌였냐"고 비판했다.

노 전 회장은 사직 후 생활고를 겪는 전공의들을 격려하기 위해 분유와 기저귀도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