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화학 주주총회에서 자사주 전량 소각 등을 요구한 개인 최대주주 박철완 전 금호석유화학 상무와 차파트너스 등 행동주의펀드가 완패했다. 박 전 상무는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조카다.

금호석화 '조카의 난' 또 완패…주주제안 한건도 통과 못 시켜
금호석유화학은 22일 서울 수표동 본사에서 열린 주총에서 ‘자사주 처분·소각에 대한 주요 사항 결의 주체를 이사회로 두는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을 의결했다. 자사주 소각 결정 권한을 이사회에 두는 안은 회사 측이 제출한 안건이었다. 회사 측이 사외이사로 추천한 최도성 한동대 총장 선임안도 채택됐다.

반면 박 전 상무와 차파트너스가 제안한 ‘이사회 결의 없이 주총 결의로도 자사주를 소각할 수 있게 하는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은 부결됐다. 기존에 취득한 자사주를 올해 말까지 50%, 나머지는 내년 말까지 전량 소각하는 안건과 김경호 KB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로 앉히는 안건도 통과하지 못했다. 모두 박 전 상무와 차파트너스가 제안한 안건이다.

고(故)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의 장남인 박 전 상무는 금호석유화학 주식 9.1%를 보유하고 있다. 박정구 회장은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친형이다. 박 전 상무가 차파트너스(0.03%) 등을 우호세력으로 끌어들여 지분 10.88%를 확보한 만큼 주총에서 회사 측과 공방을 벌일 것이란 관측도 있었지만, ‘조카의 반란’은 싱겁게 끝났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글로벌루이스 등이 회사 측 손을 들어준 것도 영향을 미쳤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