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준동 유미코아 亞총괄사장 "모두 LFP 양극재 뛰어들때 하이망간 베팅"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양극재는 개발하지 않고 있다. 대체재로 하이망간 양극재를 2026년까지 개발하겠다.”

유미코아배터리머티리얼즈는 중국산이 장악한 중저가 배터리 시장에 대응할 무기로 하이망간을 밀고 있는 거의 유일한 양극재 제조 회사다. 루준동 아시아총괄사장(사진)은 “LFP와 비교해 에너지 밀도가 높은 데다 가격 경쟁력까지 갖춘 하이망간, 나트륨이온 배터리 양극재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망간은 니켈, 코발트, 망간으로 구성된 삼원계(NCM) 배터리에서 망간 비중을 높인 배터리를 뜻한다.

에코프로, 포스코퓨처엠, 엘앤에프 등 국내 양극재 회사들은 하이니켈 계열의 양극재를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삼원계에서 니켈 비중을 80% 이상으로 올림으로써 에너지 밀도와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주로 프리미엄 전기차에 사용된다.

BYD 등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LFP 배터리로 중저가 전기차 시장을 석권하면서 국내 배터리셀 제조사들은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빅3’ 모두 LFP 개발에 뛰어들었다. 유미코아가 하이망간 양극재 개발에 성공한다면 새로운 선택지가 되는 셈이다.

유미코아배터리머티리얼즈는 벨기에 화학 소재기업인 유미코아그룹의 자회사다. 1805년 창업한 유미코아는 광산, 제련 기업으로 출발해 1999년 양극재 시장에 진출했다. 2020년엔 글로벌 양극재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한 적도 있다. 최근엔 한국 기업에 점유율이 밀렸으나, 여전히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루 사장은 “하이니켈 양극재도 개발 중”이라며 “대규모 양산을 위한 시설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기업에 비해 후발주자가 아니냐는 질문엔 “불필요한 공정을 줄여 비용을 절감하는 기술을 갖춘 데다 자체 개발한 도핑 기술도 있어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답했다.

루 사장은 미래 시장에선 전고체 배터리가 대세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2027년 상용화돼 2035년엔 전체 배터리 가운데 14%의 점유율을 차지할 것”이라며 “유미코아도 양극재와 전해질을 합친 ‘캐솔라이트’라는 전고체 배터리 소재를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지금은 양극재와 전해질이 따로 분리돼 있지만, 고체 전해질과 양극재를 물리적으로 한번에 합쳐 공급하겠다는 의미다. 이 회사는 차세대 소재 중 하나인 실리콘 음극재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성상훈/김형규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