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이 21일 대구 서구 서문시장을 찾아 달성군에 출마한 추경호 전 부총리 등과 함께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뉴스1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이 21일 대구 서구 서문시장을 찾아 달성군에 출마한 추경호 전 부총리 등과 함께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뉴스1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총선을 3주 앞둔 21일 여당 텃밭인 대구와 경북 경산을 방문해 ‘집토끼’ 단속에 나섰다. 막말 논란으로 도태우 후보(대구 중·남구)의 공천이 취소되면서 흔들리는 지역 민심을 수습하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다음주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처음 예방해 대구·경북(TK) 지지층 결집을 꾀할 계획이다.

한 위원장은 이날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대한민국이 진짜 어려움에 빠졌을 때 대구가 대한민국을 구했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 대구에서 출발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재명과, 이재명의 범죄 세력과, 통진당(통합진보당)의 후예들이 대한민국을 장악하고 대한민국의 주류를 장악해 대한민국을 망치는 것을 막겠다”며 “대구가 우리와 함께해달라”고 했다.

이날 한 위원장의 행보는 그동안 험지와 격전지 위주로 지원 유세를 이어온 것과 결이 다르다. 그간 대통령실과 각을 세웠던 문제들이 일단락되면서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위원장은 박 전 대통령의 대구 자택을 방문한다는 다음주 일정도 공개했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한 위원장이 박 전 대통령을 따로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지난달 초 박 전 대통령 생일에 축하 난을 보내며 “우리 사회 원로들로부터 많은 가르침을 받고 싶다”는 뜻을 전달한 바 있다.

한 여당 관계자는 “최근 도태우·장예찬 후보 낙마와 민주당 출신인 김영주 국회부의장 입당 등이 TK 보수층 민심에 악영향을 끼친 부분이 있다”며 “선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만큼 텃밭부터 우선 다지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도 후보와 ‘친박계 좌장’인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잇따라 TK 지역에서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면서 텃밭 민심이 흔들릴 수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공천 내용에 대해서도 일부 TK 인사가 불만을 나타내 왔다. 호남 몫을 배려하기 위해 당 기여도가 높은 TK 출신들이 역차별받는다는 논리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주기환 전 국민의힘 광주시당 위원장을 대통령 민생특보에 임명했다. 주 특보는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추천에서 당선권과 거리가 먼 24번을 받자 ‘호남 홀대’라며 공천 신청을 철회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