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강남 고액 자산가들의 재테크 상품이었던 브라질 채권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 브라질 정부의 금리 인하와 헤알화 가치 안정이 맞물리면서 1년 만에 30% 넘는 수익을 내자 증권사 프라이빗뱅킹(PB)센터에는 “지금 들어가도 되냐”는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다시 뜨는 브라질채권…1년 수익률 30% 넘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이후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등 5개 증권사에서 팔린 브라질 채권 규모는 약 2조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초 투자했다면 브라질 채권의 수익률은 37.3%에 달한다.

브라질 채권은 브라질 중앙정부가 자금 조달이나 정책 집행을 위해 발행하는 국채다. 2010년대 초·중반 강남 자산가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연 10%의 이자소득과 함께 브라질 정부와 맺은 ‘국제조세협약’ 덕분에 비과세 혜택까지 받을 수 있어서다. 2016년에는 연 70%에 달하는 고수익을 낸 적도 있다.

하지만 브라질 채권은 환율의 영향을 크게 받는 환노출형 상품이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이후 경제가 침체하면서 브라질 헤알화 가치가 반토막났고 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봤다.

자산가들이 브라질 채권에 다시 주목하는 까닭은 최근 환율이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외환시장 기준 원·헤알 환율은 266.48원으로 지난 1년간 9.2% 상승했다. 브라질 정부가 꾸준히 금리를 인하하면서 채권 가격도 오르고 있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이날 기준금리를 연 11.25%에서 연 10.75%로 0.5%포인트 내렸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