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레이블사유 제공
사진=레이블사유 제공
가수 서리 표 진한 감성이 봄기운을 타고 음악 팬들의 마음을 향해 날아왔다.

서리는 21일 오후 6시 미니 2집 '페이크 해피(Fake Happy)'를 발매했다.

'페이크 해피'는 2020년 발매한 미니 1집 '후 이스케이프드(?depacse ohw)' 이후 무려 4년 만에 선보이는 미니앨범이자 서리가 소속사 레이블사유에 합류한 후 처음 내놓는 결과물이다.

이번 앨범에는 지난 1월 선공개된 '브로큰(Broken)'을 포함해 타이틀곡 '페이크 해피', 록 기반의 팝송 '킬 더 데이(Kill the day)', 서리가 단독 작사·작곡한 어쿠스틱 팝송 '앤드 미(and Me)'가 수록됐다.

서리는 음악을 통해 타인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개인의 깊은 감정들을 담는 등 내면을 기꺼이 꺼내보였다. 의미 없는 일들로 하루를 날리고 느껴지는 허탈감, 군중 속에서 어울리지 못하고 느끼는 외로움, 염세적으로 변하는 스스로에게 느끼는 자조감과 회의감, 타인과 비교하며 느끼는 열등감 등 그동안 서리가 외면하고 싶었던 모습들을 정면으로 마주한다. 이를 통해 '성장'이라는 열린 결말을 주는 위로의 앨범이다.

타이틀곡은 앨범명과 동일한 '페이크 해피'다. 팝 락 장르의 곡으로, 순수함과 꿈으로 가득 찬 이가 현실의 벽에 굴복하고 타협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회의감과 자조감을 표현했다. '이토록 열심히 달려온 결과가 허황된 가짜에 불과하면 어쩌지?'라는 가사가 새벽의 소리, 사이렌 소리, 그리고 기타 연주, 서리의 애절한 보컬 톤과 어우러져 짙은 감성을 만들어냈다.

가짜 행복, 엉터리로 가득한 삶, 모조품, 순수함을 잃고 사라지고 있는 나까지 가사 곳곳에 허탈함과 쓸쓸함이 진하게 배어있다. 하지만 마냥 슬프지만은 않다. 물 흐르듯 유연한 곡 전개, 멜로디에 집중하다 보면 어두움보다는 편안한 감정이 앞서게 되는 매력적인 곡이다.

'페이크 해피'라는 직설적인 단어를 내세웠지만 스스로에 대한 질책과 후회가 아닌 나의 마음을 깊이 들여다보고 쓰다듬는 위로의 에너지가 더 크다. 곡 후반부에서 팡 터지는 듯한 사운드는 역설적이게도 희망적인 기운까지 안겨준다.

뮤직비디오를 보면 곡의 분위기가 더 마음에 와닿는다. 홈비디오 콘셉트로 제작된 뮤직비디오에는 서리의 어릴 적 모습을 비롯해 그가 직접 여행하며 찍은 영상과 평소 일상 등이 다양하게 담겨 서리 특유의 감성이 더욱 감각적으로 표현됐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