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2013~2022년) 국내 민간부문의 인공지능(AI) 누적 투자액이 세계에서 아홉 번째로 많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1위 미국의 44분의 1에 그쳤다는 점에서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4년 글로벌 기술 트렌드 전망’ 보고서를 17일 발간했다. 보고서는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를 인용해 한국의 2013~2022년 민간부문의 AI 누적 투자액이 56억달러로 집계됐다고 소개했다. 같은 기간 미국은 2489억달러를 투자해 AI 기술 격차를 벌렸다는 분석이다. 2위 중국은 951억달러를 투입했고 3위 영국은 182억달러로 나타났다. 4위 이스라엘의 AI 투자액(108억달러)도 한국보다 두 배가량 많았다.

보고서는 “AI 반도체 등 하드웨어 분야는 글로벌 기업들이 막대한 투자를 바탕으로 선점한 만큼 시장 진입이 쉽지 않다”며 “기존에 나온 AI 기술과 도구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솔루션을 통해 기회를 포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보고서는 AI 도입으로 노동 생산성이 최대 2.9배 향상된다는 골드만삭스 분석을 덧붙였다.

무역협회는 또 AI 인재 양성을 위한 국가 차원의 정책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중국 영국 등 AI 강국마다 AI 전문가 확보를 국가 핵심전략으로 설정하고 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