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이 일본 완성차 업체 닛산자동차와 전기차 배터리 공급에 관한 협의를 하고 있다. 닛산이 미국에서 생산하는 전기차에 탑재될 배터리를 납품하는 것이 핵심이다. 협의가 진전된다면 양사가 미국에 배터리셀 제조를 위한 합작 공장을 지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요미우리신문은 닛산과 SK온이 수개월 내 계약을 마무리하기 위해 세부 사항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닛산은 이달 발표하는 ‘3개년 중기 경영계획’에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할 것으로 알려졌다. 닛산의 전기차 출시 일정을 고려했을 때 납품 시작 시점은 2026~2027년으로 예상된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SK온이 미국 공장에서 생산하는 배터리는 고객사가 이미 정해진 터라 새 공장을 건설할 가능성도 제기한다. 혼다만 해도 LG에너지솔루션과 미국에서 배터리 합작 공장을 짓고 있다.

SK온과 닛산의 ‘배터리 동맹’은 미국에서 전기차 판매 보조금을 수령하기 위해서다. 닛산은 현재 중국 기업인 엔비전AESC로부터 배터리를 전량 조달받고 있다. 주력 신차인 아리야가 보조금을 받지 못한 영향으로 닛산은 지난해 미국에서 약 2만 대의 전기차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현대자동차·기아(8만2269대)의 4분의 1에 불과하다.

닛산과의 제휴는 SK온의 글로벌 전략에 청신호로 해석된다. 현대차·기아, 포드, 폭스바겐 이외에 새로운 고객사를 확보할 수 있는 데다 닛산과 폭넓은 제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다. SK온은 2026년 상장을 목표로 흑자 전환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닛산은 앞으로 전기차 시장에서 대대적인 공세에 나설 계획이다.

김형규/빈난새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