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광역시의 전체 면적은 883.7㎢. 이 중 달성군이 426.9㎢로 거의 절반을 차지한다. 달성군에 잘 알려진, 숨겨진 명소 8곳은 소재지별·테마별로 2~3개씩 묶어 알찬 여행 코스로 삼아도 좋으리.


디아크

디아크가 비추는 건 강과 강의 만남, 강을 중심으로 형성된 인간의 삶, 깨끗한 강이 낙원인 무수한 동식물의 생이다.

대구 달성군 디아크
대구 달성군 디아크
밤사이 착륙한 우주선처럼 신비로운 형상의 건축물은 ‘Architecture of River Culture’의 머리글자를 따 디아크(The ARC)로 불린다. 건축가 하니 라시드(Hani Rashid)의 작품으로 낙동강과 금호강이 만나는 지점의 강정보에 강과 물, 자연을 모티브로 수면을 가로지르는 물수제비를 떠놓았다. 1층에서 강 문화와 관련한 전시를 관람한 뒤 3층 전망대에서 일대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지하 전시실에는 유영호 조각가의 ‘그리팅맨’ 500점이 예의 바르게 줄지어 있다. 열 길 물속도, 한 길 사람 속도 먼저 인사하는 작은 마음으로 넓고 깊어진다는 뜻이리.
대구 달성군 다사읍 강정본길 57 053-585-0916

달성습지

습지는 바다처럼 늘 물에 잠겨 있지 않다. 그래서일까? 어떤 곳이든 같은 모양이 없다. 내륙습지 중 하천습지에 해당하는 달성습지는 2㎢의 규모로 낙동강과 금호강, 진천천과 대명천이 합류하는 곳에 형성되었다.

대구 달성군 달성습지
대구 달성군 달성습지
인간의 눈길이 닿지 않는 은밀하고 위대한 습지 어느 곳에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수달과 황새, 재두루미, 흰꼬리수리가 살고 있다. 변함없이 그들에게 지상낙원이 되어주길 바라며 달성습지생태학습관에서 사문진주막촌까지 연결된 수변산책길을 걸었다. 1.2km에 달하는 길에는 광활한 낙동강과 자연이 만든 해식애가 번갈아 펼쳐진다. 달성습지는 천내천-진천천-낙동강을 연결한 화원누리길(걷기 여행길)이 코스별로 조성되어 있으니 참고하자.
대구 달성군 화원읍 구라1길 88, 달성습지생태학습관

사문진주막촌

화사한 가을 어느 때, 사문진주막촌의 팽나무가 오늘의 객을 맞이한다. 조선 세종부터 성종 대까지 일본물품 보관창고인 왜물고가 자리하던 사문진나루터는 낙동강 물자수송의 중심지 역할을 했다.

대구 달성군 사문진주막촌
대구 달성군 사문진주막촌
우리나라 최초의 피아노가 사문진나루터로 들어와 관련한 조형물도 쏠쏠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지난 2013년 옛 주막촌의 모습으로 복원된 일대는 수령 500년으로 추정되는 팽나무가 그 모습 그대로 여전하다.
대구 달성군 비슬산생막걸리
대구 달성군 비슬산생막걸리
일대는 참외, 수박을 거래하던 ‘나루깡’이라는 장이 서 왁자했고, 홍수가 범람할 때는 팽나무에 배를 묶어 선착장 역할도 했다고. 눈앞으로 시원스레 펼쳐진 낙동강을 바라보며, 사문진주막촌 한 자리를 차지하고 오후의 정취를 즐긴다.
대구 달성군 화원읍 성산리 313-1

마비정 벽화마을

전국에 명성이 자자한 벽화마을 중에서도 마비정 벽화마을은 명소로 손꼽힌다. 마을 고유의 모습을 잘 지키면서, 마비정만의 매력이 벽화와 잘 어우러진 덕분이다. 지난 2011년 정부의 공모사업에 선정되며 옛 농촌 풍경의 정서를 담은 벽화가 마을을 장식했다.

대구 달성군 마비정 벽화마을
대구 달성군 마비정 벽화마을
이색적인 마을은 각종 대중 매체에 소개되며 관광객들 사이에 입소문이 퍼졌는데, 지난해에는 낡은 벽화를 보수하고, 새로운 작품을 채워 넣었다. 토담집에는 서까래와 작은 굴뚝이 정겨움을 더하고, 전래동화의 한 편을 보듯 해학적인 벽화는 작은 웃음을 자아낸다. 골목길 사이사이로 주민들이 직접 운영하는 식당도 자리해 잠시 들러 목도 축이고, 요기하기도 좋다.
대구 달성군 화원읍 마비정길 262-5

옥연지 송해공원

1927년 황해도에서 태어난 송해 선생님 대구 달성군을 제2의 고향으로 여겼다. 백년가약 맺은 아내의 고향이 달성군 기세리인 까닭이다.

대구 달성군 옥연지 송해공원
대구 달성군 옥연지 송해공원
<전국노래자랑>의 MC로 국민 사랑을 받은 선생님은 세계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TV 음악 경연 프로그램 진행자로난 5월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다. 전무후무한 전설로 자리할 선생님은 옥연지가 바로 보이는 공원 인근에 아내와 함께 영면했다. 인자한 미소로 각계각층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졌던 선생님을 생각하며, 옥연지를 가로지르는 백세교를 지나 백세정에 닿는 송해공원의 여러 명소 중에서도 단연 백미라 할 수 있는 음악분수가 황홀한 빛으로 하늘을 밝힌다.
*제1주차장이 백세정과 가깝습니다
대구 달성군 옥포읍 기세리 306

도동서원

낙동강 줄기를 따라 도동서원에 가는 길은 또 다른 지역, 또 다른 주제로 여행을 떠난 것만같다. 강변에는 코스모스가 활짝 피었고, 오랜만에 보는 관광버스는 주르륵 단체 여행객을 내려놓고 뒷모습까지 활기차 보인다.

대구 달성군 도동서원
대구 달성군 도동서원
도동서원은 소학동자로 일컬어지는 한훤당 김굉필의 덕행을 기리기 위해 외증손인 한강 정구가 1568년 비슬산 동쪽 기슭에 ‘쌍계서원’으로 건립했다. 임진왜란 때 소실된 것을 지금 자리에 다시 세우며 ‘보로동서원’으로 이름했다. 1607년 도동서원이라는 사액을 받았다. ‘성리학의 도가 동쪽으로 왔다’는 서원의 뜻처럼 환주문을 지나 강학공간인 중정당에 이르는 길이 높고도 신비롭다.
대구 달성군 구지면 도동서원로 1

남평문씨본리세거지

하얀 꽃이 피고 진 자리에 두툼한 씨방이 생기고 여문다. 투둑 씨방이 열리면 구름처럼 포근한 빛깔의 목화솜이 열매 맺는다. 먹지 못하는 따뜻한 온기의 열매라니, 남평문씨본리세거지 앞에 조성한 목화밭은 고려 말 목숨을 걸고 목화씨를 들여온 문익점 선생의 업적을 되새기기 위함이다.

대구 달성군 남평문씨본리세거지
대구 달성군 남평문씨본리세거지
화원읍 본리(인흥리)에 자리한 마을은 고려시대 인흥사가 있던 절터에 문익점의 18대손인 문경호 선생이 터를 잡으며 남평 문씨 세거지로 거듭났다. 질서정연하게 구획된 흙담 너머에는 조선 후기 건축양식으로 지은 9가구 70여 채의 전통가옥이 자리한다. 마을 앞의 멋스러운 정원 연못과 매화, 능소화, 목화꽃이 계절을 달리하며 피어나 운치를 더한다.
대구 달성군 화원읍 인흥3길 16

가창댐

오늘날 가창댐은 대구 근교 드라이브 코스로 더욱 유명한데, 십여 년 전 수질보호를 위해 설치한 삭막한 철망 울타리와 칡덩굴을 걷어내며 수변 공원으로 조성한 덕분이다.

대구 달성군 가창댐
대구 달성군 가창댐
대구의 주요 상수원 중 하나인 가창댐은 지난 1959년 준공되었다. 확장공사를 거치며 총 저수량 940만㎥, 유역 면적은 43㎢에 이른다. 가창댐 수변 전망대에서 헐티재로 이어지는 도로 양옆으로 울창한 가로수가 터널을 이뤄 그늘을 드리운다. 차량은 물론 자전거 하이킹에 나선 이들도 애정하는 코스다. 댐 끝자락의 양지마을에는 가창댐의 풍광을 감상할 수 있는 동제미술관이, 이곳에서 5km 헐티재 방향으로 오르면 대구미술광장이 자리해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대구 달성군 가창면 용계리 13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