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팹리스 기업인 파두의 주주들이 회사와 상장 주관사인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소송은 지난해 7월 파두의 기업공개(IPO)에 참여해 손해를 본 주주들이 제기한 IPO 역사상 첫 집단소송이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파두 주주들을 대리하고 있는 법무법인 한누리는 코스닥시장 상장기업 파두와 IPO 주관을 맡은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한누리 측은 “파두 공모 당시 공시서류에 2023년 2분기 주요 거래처의 발주 취소 등으로 인해 파두의 2분기 매출이 사실상 없고 향후 실적도 비관적이라는 사실을 누락했다”며 “오히려 매출이 지속해서 증가할 것처럼 거짓 기재하며 공모 및 상장을 강행했다”고 소송 이유를 밝혔다.

파두와 상장 주관사는 IPO 절차 당시 증권신고서와 투자설명서에 ‘회사 매출이 2023년도에도 지속해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3년도 예상 매출은 전년 대비 113% 증가한 1203억원에 달할 것이다’ 등의 내용을 기재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파두의 2023년도 2분기 및 3분기 실적이 발표되자 파두의 주가는 급락했고 공모가 기준으로 40% 이상 하락했다. 현재 파두의 주가는 2만원 아래로 떨어져 공모가에 현저히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번 소송에서 피해자집단은 ‘증권신고서 및 투자설명서를 신뢰하고 일반공모를 통해 파두의 주식을 취득했다가 파두의 부진한 실적이 밝혀진 지난해 11월 8일 이후 처분해 손해를 보거나 아직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로 한정했다. 파두 주식을 장내에서 매수해 피해를 본 투자자들을 위한 소송은 추가적인 사실관계 및 법리검토를 거쳐 별도로 추진할 계획이다. 증권집단소송청구금액은 추후 총원의 구성원들이 특정되는 대로 전체 총원의 손해액으로 확장할 예정이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 추산하는 파두의 손해 예상 규모는 수십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배정철/박시온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