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서울 낙원동에 위치한 을지면옥 신관에서 공사 관계자들이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오유림 기자
12일 서울 낙원동에 위치한 을지면옥 신관에서 공사 관계자들이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오유림 기자
2022년 재개발 철거로 을지로를 떠났던 평양냉면 노포(老鋪) 을지면옥이 2년 만에 서울 낙원동 새 자리에서 영업을 재개한다.

12일 을지면옥 측은 “무더위가 오기 전 손님들에게 시원한 냉면을 대접하겠다”며 올해 봄 안으로는 문을 연다는 뜻을 밝혔다. 인근의 A 부동산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준비해 건물 리모델링도 다 끝났다”고 했다. 이르면 이달 중으로 슴슴한 냉면 맛을 볼 수 있을 예정이다.
''영업종료'' 을지면옥 앞 손님들 장사진 / 영업 마지막 날이었던 2022년 6월 25일 서울 입정동 을지면옥 앞에서 손님들이 줄을 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평양냉면으로 이름을 알린 을지면옥은 1985년 문을 열고 한 자리에서 37년간 영업했다. 가게가 있는 세운재정비촉진지구 3-2구역은 2017년 4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아 2019년부터 보상 절차와 철거 등 재개발 절차가 추진됐다. /사진=연합뉴스
''영업종료'' 을지면옥 앞 손님들 장사진 / 영업 마지막 날이었던 2022년 6월 25일 서울 입정동 을지면옥 앞에서 손님들이 줄을 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평양냉면으로 이름을 알린 을지면옥은 1985년 문을 열고 한 자리에서 37년간 영업했다. 가게가 있는 세운재정비촉진지구 3-2구역은 2017년 4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아 2019년부터 보상 절차와 철거 등 재개발 절차가 추진됐다. /사진=연합뉴스
새로 자리 잡는 곳은 종로3가역 5번 출구 인근의 종로오피스텔 건너편, 종로세무서 옆이다. 지하철역에서 나와 낙원악기 상가를 지나 익선동 초입으로 빠지는 길에 있다. 지하 1층·지상 5층, 연면적 999.5㎡의 건물이 통째로 을지면옥 소유다. 현재 해당 건물의 건축물대장상 층별 주 용도는 지하 1층과 1층 총 2개 층이 ‘일반음식점’으로 되어 있다.

을지면옥은 1985년 서울 입정동에 들어섰다. 37년간 한 자리에서 평양냉면을 선보이며 대표적인 노포로 이름을 알렸다. 가게는 세운상가 재개발 계획에 따라 재개발 시행사와 소송전을 벌인 끝에 기존 건물을 넘기고, 2022년 6월 을지로에서의 마지막 영업을 마쳤다. 올해 종로 한가운데에 다시 열며 40여 년의 전통을 이어가게 됐다.
강제철거 피한 '생활유산' 을지면옥 / 서울시는 2019년 1월 당시 진행 중이었던 세운재정비촉진지구 정비 사업을 이 일대 도심전통 산업과 오래된 가게(노포) 보존 측면에서 재검토하고, 당해 말까지 관련 종합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사진은 2019년 1월 23일 세운3구역 내 생활유산인 을지면옥. 서울시는 2014년 수립한 정비사업 계획에 '생활유산' 등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판단, 재검토를 통해 이를 반영할 계획이라고 당시에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강제철거 피한 '생활유산' 을지면옥 / 서울시는 2019년 1월 당시 진행 중이었던 세운재정비촉진지구 정비 사업을 이 일대 도심전통 산업과 오래된 가게(노포) 보존 측면에서 재검토하고, 당해 말까지 관련 종합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사진은 2019년 1월 23일 세운3구역 내 생활유산인 을지면옥. 서울시는 2014년 수립한 정비사업 계획에 '생활유산' 등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판단, 재검토를 통해 이를 반영할 계획이라고 당시에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새 가게에도 이전의 노포 감성을 담았다. 가게 전면에 달린 검은색의 ‘을지면옥’ 입체 간판에서 찾아볼 수 있다. 푸른 페인트 붓글씨체의 ‘을지면옥’ 글자 모양을 그대로 가져와 색상만 바꿨다. 이는 1970~1980년대 을지로 일대에서 만들어진 골목 간판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서체다. 건물 외벽과 내부 조명은 옅은 노란빛을 띠어 예전 가게와는 다른 느낌의 밝은 분위기다. 입구에는 자동문도 설치됐다.

온라인에서는 벌써 뜨거운 반응이 나오고 있다. 누리꾼들이 SNS에서 과거 을지면옥에서 식사한 사진, 음식 이미지 등을 공유하며 “이전한다고 들었는데 문 여는 날 가서 먹어야겠다” “오픈하면 혼냉(혼자 냉면 먹기)하러 가야겠다” “첫 손님이 누가 될지 궁금하다”고 적는 등, 개점 시기를 두고 관심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오유림 기자 ou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