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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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과 장년층의 아르바이트(알바) 구직량이 4년 만에 두 배 넘게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존 알바시장의 주요 구성층이었던 20·30대를 능가하는 성장세다. 높은 최저임금과 고물가로 인한

10일 구인·구직 아르바이트 전문 포털 알바천국이 한국경제신문 요청으로 구인·구직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10대 알바 지원량은 4년 전 2019년보다 114% 이상 증가해 두 배 이상 뛴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알바 시장의 핵심 구직연령층인 20대 지원량이 28.6% 증가한 것에 비하면 4배 이상 증가 폭이 큰 것이다.

10대 안에서도 구직자의 나이는 더욱 어려졌다. 이전에는 10대 알바 구직자가 주로 11월 수능이 끝나고 나서 유입되는 고3, 19세 이상이 대다수였다. 하지만 이번 조사 결과 고1에게 해당하는 17세의 구직 지원량이 2019년에 비해 201.1%나 증가했다.

이 때문에 전체 10대 중 17세의 비중도 2019년 12.9%에서 18.1%로 5.2%포인트 늘어났다. 반면 2019년 10대 전체 64.5%를 차지하던 19세의 비중은 2023년 57.7%로 6.8% 포인트 감소했다.

10대들이 알바를 찾는 이유(복수 응답)로는 ‘용돈 벌기 위해서’가 74.5%로 가장 높았고 △스스로 돈 벌어보고 싶어서 47.1% △알바를 경험해보고 싶어서 30.7% △생활비 마련하려고 17.6%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업종은 주로 서비스업 쪽에 편중돼 있었다. '외식 음료'가 69.9%, '서비스업'이 20.3%로 대부분 별도의 기능이 필요 없고 진입장벽이 낮은 저숙련 일자리의 비중이 높았다.

한편 40·50대 알바 구직량도 크게 늘었다. 40대는 2019년 대비 157.7%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50대 이상은 아예 357.2%나 늘어나 말그대로 '폭증'했다. 전반적으로 알바 시장이 성장해 20대가 28.6%, 30대는 89.3% 늘어난 것과 비교해도 청소년, 40대 이상 층의 증가율은 괄목할만하다.

10대들이 알바에 몰리는 이유는 최저임금이 높아진 데다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2023년 16~19세 청소년의 37%가 취업했거나 구직활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이후 14년 만에 가장 높은 비율이다. 고물가·고임금과 인력난이 10대 취업률 급증의 배경이란 게 현지 언론의 설명이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6월 한국경제연구원이 통계청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원하지 않게 아르바이트 등 시간제 일자리를 구한 ‘비자발적 시간제근로자’가 22만7000여명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5∼29세의 청년층은 22만7000명에서 29만명으로 연평균 2.5%씩 증가했다. 이는 전체 임금근로자 연평균 증가율(1.4%)보다 1.8배 높은 수치며 전체 연령층 중 가장 빠른 수치다.

한 노동경제학 전문가는 “높은 최저임금 대비되는 정규 일자리의 낮은 근로조건, 고물가로 인한 수입 불안 등이 청소년층은 물론 중장년층까지 알바 일자리를 찾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알바천국은 "알바 시장의 기존 주요 고객층이던 20대 층의 성장률이 더디면서 판도가 바뀌고 있다"며 "최저임금은 연령과 상관없이 지급되는 데다 대다수 업체 사장님들은 노동관계법을 준수하고 있어 10대 알바들이 일하기 나쁘지 않은 환경이지만 청소년이 반드시 지켜야 할 근로기준법상 준수 사항은 꼭 챙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아르바이트나 시간제 근로는 만 15세 이상 청소년만 가능하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만 18세 미만 청소년은 '연소자'로서 취업하려면 가족관계증명서, 법정후견인(부모님 등) 동의서를 제출해야 한다. 친권자 동의서와 연령 증명 서류는 사업장에 비치해야 한다.

위험한 일이나 유해한 업종의 일은 할 수 없다. 노래방, 단란주점, 숙박업, 만화대여점, 호프, 카페 등에서는 원칙적으로 근로시켜서는 안 된다. 또 하루 7시간, 일주일에 40시간 일할 수 없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