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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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가 제3지대 통합에 반발한 기존 당원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러나 기존 당원들은 이 공동대표가 충분한 의견 수렴 과정 없이 통합을 강행했다며 분노를 삭이지 못하는 분위기다. 특히 이 공동대표가 최근 방송에서 "'절대 이 세력과 합당해선 안 된다'라고 했을 때 40%가 넘게 나온 세력이 없었다"라고 말한 것을 두고 진실 공방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 대표는 13일 페이스북에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공개했다. 그는 "당원과 지지자의 가장 큰 걱정은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의 공존이고, 합당 결정이 졸속 아니냐는 우려"라며 "이유를 불문하고 통합 과정에서 심려를 끼친 것은 당 대표로서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개혁신당은 제3지대 통합을 진행하면서 기존 당원들의 반발과 탈당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해 이 공동대표는 "합의 전날 제시한 개혁신당 협상안은 여론조사로 단일 대표와 당명을 정하는 것"이라면서 "그렇게 됐다면 매우 높은 확률로 개혁신당의 중심성이 더 강화된 통합이 이뤄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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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는 "지지층이 이질감을 느낄 수 있는 대상과 통합을 하기 위해서는 김영삼 대통령이 보여준 자신감도 필요하다"며 "한편으로는 김대중 대통령이 김종필 총재와 이기택 총재에게 보였던 통 큰 결합의 모습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또 "개혁신당에 합류를 희망한 몇몇 인사들의 과거 행적이나 발언으로 걱정을 하는 분들이 많지만, 합류하기 위한 세력은 오히려 지금까지 그들이 가졌던 생각에 변화가 있는지 설명해야 한다"며 "그럴 용기가 없는 인사들에게 개혁신당 지지자들의 마음이 열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새로운미래와 새로운선택에서 함께 올 당원들이 개혁의 동지가 되어 같이 전진할 수 있다면 우리는 더 큰 덩어리를 이루어 정치적인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그들의 생각이 우리와 다르다면 치열하게 논쟁할 것이고, 더 많은 사람이 우리에게 동의할 수 있도록 설득을 이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공동대표의 이러한 설명에도 그의 지지자들이 몰린 에펨코리아나 디시인사이드 등 특정 커뮤니티에서는 공분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들은 이 공동대표가 거론한 조사 내용을 소환하며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이 공동대표는 최근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이나 인터뷰에서 "'절대 이 세력과 합당해선 안 된다'라고 했을 때 40%가 넘게 나온 세력이 없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양향자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같은 날 KBS 사사건건에서 "전날 당원 투표를 사실 진행을 했었다. 결과를 다 오픈하기는 어렵지만, 다수의 과반 이상의 당원들이 이런 통합에 대해서 반대 의견을 표명을 하셨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심 끝에 설득의 과정을 충분히 가졌으면 좋았을 텐데, 그런 과정은 좀 부족했다는 걸 저도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기존 개혁신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둘 중 한 명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 "이 대표는 보통 자신 있으면 자료를 공개하고 비판한다. 예를 들어 4호선 경마장역 무임승차가 많았다고 말한 게 대표적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비공개한다? 양향자 말이 맞는 것 같다", "이준석이 수치까지 조작한다", "데이터를 공개하라" 등 진실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이 밖에 이들은 "실제 조사가 어떻든, 당원 절반 정도가 반대한 합당 설문 결과를 무시하고 과정은 하나도 없이 졸속으로 합당을 밀어붙였다", "40%의 반대만으로 멈췄어야 하는 것 아니냐" 등 반응을 내놓고 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