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몰랐나"…2차전지주 줄줄이 '반토막' 진짜 이유는 [성상훈의 배터리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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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Li)가 하락에 2차전지주 급락
"리튬(Li)가격 하락으로 2차전지주들의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최근까지 배터리주들 관련해 가장 많이 회자되는 말입니다. 2차전지 소재중 핵심인 리튬의 가격이 떨어지면서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이노베이션(SK온)과 같은 배터리 제조사나 에코프로, 엘앤에프, 포스코퓨처엠과 같은 배터리 소재업체들의 주가는 고점대비 반토막이 났습니다. 리튬이 도대체 어떤 광물이길래, 또 얼마나 핵심 소재이길래 배터리사의 '명운'이 여기에 달린걸까요
한번 방전되면 끝이 아니라 전기를 충전해 여러번 재사용할 수 있습니다. 충전을 위해서는 어느정도 일정한 구조가 필요한데 2차전지에 관심이 있으신분은 여러번 들어보셨을 4대 핵심소재인 바로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질입니다. 전기는 이온이 음극재에서 양극재로 이동하면서 발생합니다. 우리가 전기차를 가동시키면 배터리내에서는 음극재에 있던 이온들이 양극재 방향으로 이동하면서 전기와 열 등이 생겨납니다. 반대로 전기차를 충전하는 동안에는 이온이 다시 양극재에서 음극재 방향으로 이동합니다. 그러니까 충전이 완료된 전지는 이온이 음극재에, 다 방전된 전지에는 이온이 양극재에 있다는 의미입니다.(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질 등의 자세한 내용은 차차 다루겠습니다.)
이때 이온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리튬입니다. 현재 2차전지의 구조와 소재 함유를 바꾸려는 다양한 연구와 시도가 있지만, 리튬 이온이 이동하면서 전기를 발생시키는 기본 구조는 바꾸기 힘듭니다. 리튬이 획기적인 발명이 없는한 2차전지의 핵심 광물로 자리잡을 것이란 의미입니다.
이 리튬은 주로 양극재를 제조할때 함께 들어갑니다. 양극재에는 코발트, 니켈, 망간 등의 소재로 이뤄지는데 여기에 리튬이 함유됩니다.
수입 의존도가 매우 높은 우리 배터리사들도 리튬 공급망을 확대하기 위해 전세계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국내 기업이 볼리비아 리튬 광산, 아르헨티나 리튬 광산 등 투자에 나서고 있다는 뉴스를 심심치 않게 들어보셨을 겁니다.
한국광해광업공단의 지난해 9월 자료에 따르면 리튬의 한국내 비축량은 5.8일분에 불과했습니다. 한국내에 비축된 리튬만을 사용하게 되는 상황이 온다면 1주일도 버티지 못한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자체적으로 리튬을 공급할수 있는 길을 열어놓는다면 혹시나 수입이 막히더라도 대처가 가능하다는 판단입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리튬 거래가 가장 많이 일어나는 중국 시장내 리튬 가격은 현재 약 톤당 1만5000달러 수준입니다. 2022년초~2023년초까지 8만달러까지 넘보던 리튬가는 1/6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리튬 가격이 급락하자 리튬을 공급하는 리튬 개발사 뿐 아니라 배터리 소재사, 배터리 제조사 모두의 실적이 악화됐습니다. 소재를 싸게 공급받을 수 있는 기회인데 왜 실적이 악화됐을까요
우선 재고자산때문입니다. 에코프로, 엘앤에프 등 배터리 소재사들은 양극재 등을 만들기 전에 리튬을 충분히 확보해놓았는데, 리튬가가 급락하면서 재고자산 손실이 발생했습니다. 비싼 가격에 미리 리튬을 사놓았는데, 가격이 떨어지면서 보유 자산의 가치가 하락했다는 의미입니다. 올해 실적발표에서 양사는 리튬가 하락에 따른 재고자산손실 규모는 몇천억에 달했습니다.
또 양극재 판매가와 배터리 판매가는 어느정도 리튬가에 연동됩니다. 고객에게 배터리 소재나 배터리를 판매할때 리튬가가 낮아진다면 더 싼 가격에 팔 수밖에 없다는 의미입니다. 비싸게 소재를 사서 만들었는데 정작 팔때가 되서는 싼가격에 판매해야하니 손실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국내 배터리사들은 리튬 가격하락에 따른 손실을 방어하면서도 리튬의 안정적인 공급망은 확보해야하는 어려운 과제에 처한 상황입니다. 각 사는 어떤 전략으로 이 과제를 해결해 나갈까요 한 배터리 소재사 관계자는 "각 사는 리튬 등 원자재 시장상황을 지금보다 정확하고 빠르게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 시설 설비 투자속도를 조절하고, 제품 판매도 조절하는 전략을 짜고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가격에 상관없이 공급망을 최대한 많이 확보하려고 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지난해 하반기부터 최근까지 배터리주들 관련해 가장 많이 회자되는 말입니다. 2차전지 소재중 핵심인 리튬의 가격이 떨어지면서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이노베이션(SK온)과 같은 배터리 제조사나 에코프로, 엘앤에프, 포스코퓨처엠과 같은 배터리 소재업체들의 주가는 고점대비 반토막이 났습니다. 리튬이 도대체 어떤 광물이길래, 또 얼마나 핵심 소재이길래 배터리사의 '명운'이 여기에 달린걸까요
대체불가능한 핵심 소재 리튬
리튬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아보기 전에 일단 2차전지의 구조를 알아야합니다. 우선 2차전지는 우리가 옛부터 쓰던 리모컨 등에 쓰던 동그란 원통모양의 '건전지'(1차전지)와 달리 여러번 충전을 하면서 쓸 수 있는 전지를 뜻합니다.한번 방전되면 끝이 아니라 전기를 충전해 여러번 재사용할 수 있습니다. 충전을 위해서는 어느정도 일정한 구조가 필요한데 2차전지에 관심이 있으신분은 여러번 들어보셨을 4대 핵심소재인 바로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질입니다. 전기는 이온이 음극재에서 양극재로 이동하면서 발생합니다. 우리가 전기차를 가동시키면 배터리내에서는 음극재에 있던 이온들이 양극재 방향으로 이동하면서 전기와 열 등이 생겨납니다. 반대로 전기차를 충전하는 동안에는 이온이 다시 양극재에서 음극재 방향으로 이동합니다. 그러니까 충전이 완료된 전지는 이온이 음극재에, 다 방전된 전지에는 이온이 양극재에 있다는 의미입니다.(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질 등의 자세한 내용은 차차 다루겠습니다.)
이때 이온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리튬입니다. 현재 2차전지의 구조와 소재 함유를 바꾸려는 다양한 연구와 시도가 있지만, 리튬 이온이 이동하면서 전기를 발생시키는 기본 구조는 바꾸기 힘듭니다. 리튬이 획기적인 발명이 없는한 2차전지의 핵심 광물로 자리잡을 것이란 의미입니다.
이 리튬은 주로 양극재를 제조할때 함께 들어갑니다. 양극재에는 코발트, 니켈, 망간 등의 소재로 이뤄지는데 여기에 리튬이 함유됩니다.
모든 배터리사의 고민은 리튬의 안정적 확보
전세계 모든 배터리와 관련된 회사는 이 리튬을 확보하는데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전기차 시장, ESS(에너지 저장장치) 등 2차전지가 쓰이는 시장이 급격히 커지면서 '2차전지는 점점 더 많이 쓰일 것이 자명하므로 리튬 공급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것'이란 불안감에 휩싸인 전세계 배터리 관련사들은 앞다퉈 리튬 광산개발에 뛰어들었습니다.수입 의존도가 매우 높은 우리 배터리사들도 리튬 공급망을 확대하기 위해 전세계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국내 기업이 볼리비아 리튬 광산, 아르헨티나 리튬 광산 등 투자에 나서고 있다는 뉴스를 심심치 않게 들어보셨을 겁니다.
한국광해광업공단의 지난해 9월 자료에 따르면 리튬의 한국내 비축량은 5.8일분에 불과했습니다. 한국내에 비축된 리튬만을 사용하게 되는 상황이 온다면 1주일도 버티지 못한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자체적으로 리튬을 공급할수 있는 길을 열어놓는다면 혹시나 수입이 막히더라도 대처가 가능하다는 판단입니다.
리튬확보에 불안 떨었던 배터리사, 이제는 공급과잉 '충격'
다만 현 상황을 보면 단기적으로는 각국 배터리사 들의 불안이 너무 강했던 것 같습니다. 실제 전기차 등의 수요는 배터리사들의 예측만큼 빠르게 늘어나지 않았고, 과잉 예상된 리튬 공급은 리튬가 급락으로 이어졌습니다.블룸버그에 따르면 리튬 거래가 가장 많이 일어나는 중국 시장내 리튬 가격은 현재 약 톤당 1만5000달러 수준입니다. 2022년초~2023년초까지 8만달러까지 넘보던 리튬가는 1/6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리튬 가격이 급락하자 리튬을 공급하는 리튬 개발사 뿐 아니라 배터리 소재사, 배터리 제조사 모두의 실적이 악화됐습니다. 소재를 싸게 공급받을 수 있는 기회인데 왜 실적이 악화됐을까요
우선 재고자산때문입니다. 에코프로, 엘앤에프 등 배터리 소재사들은 양극재 등을 만들기 전에 리튬을 충분히 확보해놓았는데, 리튬가가 급락하면서 재고자산 손실이 발생했습니다. 비싼 가격에 미리 리튬을 사놓았는데, 가격이 떨어지면서 보유 자산의 가치가 하락했다는 의미입니다. 올해 실적발표에서 양사는 리튬가 하락에 따른 재고자산손실 규모는 몇천억에 달했습니다.
또 양극재 판매가와 배터리 판매가는 어느정도 리튬가에 연동됩니다. 고객에게 배터리 소재나 배터리를 판매할때 리튬가가 낮아진다면 더 싼 가격에 팔 수밖에 없다는 의미입니다. 비싸게 소재를 사서 만들었는데 정작 팔때가 되서는 싼가격에 판매해야하니 손실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국내 배터리사들은 리튬 가격하락에 따른 손실을 방어하면서도 리튬의 안정적인 공급망은 확보해야하는 어려운 과제에 처한 상황입니다. 각 사는 어떤 전략으로 이 과제를 해결해 나갈까요 한 배터리 소재사 관계자는 "각 사는 리튬 등 원자재 시장상황을 지금보다 정확하고 빠르게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 시설 설비 투자속도를 조절하고, 제품 판매도 조절하는 전략을 짜고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가격에 상관없이 공급망을 최대한 많이 확보하려고 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