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전문가들은 일부 국내 기업의 ‘옥상옥 지배구조’가 외국인 투자자들의 불신을 낳고 한국 증시 전체에 할인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을 내놨다.

‘옥상옥 지배구조’는 지주사 위에 있는 비상장 회사가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하는 것을 말한다. 휠라홀딩스 대한유화공업 파라다이스 등이 대표적 사례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비상장사인 피에몬테는 올 들어 한 달가량 휠라홀딩스 주식 14만2551주를 55억원에 사들였다. 피에몬테는 이번 매입으로 휠라홀딩스 지분이 34.9%에서 35.1%로 높아졌다. 이 회사는 지난해에도 휠라홀딩스 지분 8.6%를 시장에서 매입한 바 있다.

피에몬테는 윤윤수 회장(지분 75.2%)과 아들인 윤근창 사장이 직·간접적으로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윤 회장 부자→피에몬테→휠라홀딩스→휠라코리아 등 계열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춘 것이다.

노스페이스를 운영하는 영원무역도 이런 옥상옥 구조다. 영원무역 지주사인 영원무역홀딩스의 최대주주는 비상장사인 YMSA다. YMSA는 성래은 부회장이 지분 50.01%를 보유 중이다. ‘성래은 부회장→YMSA→영원무역홀딩스→영원무역 등 계열사’로 이어지는 구조다. 대한유화공업·파라다이스 오너가도 옥상옥 구조로 지배력을 다진 사례다.

투자자들은 지주사·계열사와 오너가 비상장사의 거래가 시장의 오해, 불신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비상장사 실적을 높이기 위해 지주사와 계열사의 기업가치를 훼손할지 모른다는 점 때문이다.

옥상옥 지배회사를 만드는 이유는 대부분 승계 목적으로 해석된다. 승계 과정에서 상장 지주회사 주가가 낮을수록 유리하기 때문에 일부러 주가를 억누르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기도 한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