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터디2'를 통해 2025년 수능을 응시하게 된 정순수씨. /사진=유튜브 미미미누
'헬스터디2'를 통해 2025년 수능을 응시하게 된 정순수씨. /사진=유튜브 미미미누
경제적으로 빈곤하다는 이유로 과학고등학교에서 학교폭력(학폭)을 당해 대학에 진학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샀던 20대 중반 수험생이 출연하기로 한 유튜브 채널에서 하차했다. 앞서 그가 밝힌 학폭 내용들의 진위 여부를 비롯해 과거 그가 친구들의 소지품을 훔쳤다는 의혹 등이 제기되면서다.

4일 유튜브 채널 '미미미누'는 전날 '헬스터디2 2화 영상 비공개 처리 안내'라는 글을 통해 이러한 내용을 밝혔다. '헬스터디'는 공부와는 담을 쌓은 N수생을 대상으로 그해 수능 시험까지 모든 강의와 교재, 생활비 등을 전폭적으로 진학하는 대입 콘텐츠다.

미미미누는 "2화 업로드 이후 참가자 정순수 학생이 영상에서 말한 내용들의 진위 여부를 파악해달라는 제보를 접하게 되었고, 확인 결과 영상에서 말한 내용들은 모두 사실이었다"며 "하지만 그 과정에서 순수 학생이 고교 시절 저지른 잘못에 대한 고백과 함께 자진 하차 의사를 전달하였다"고 공지했다.

그러면서 "또한 해당 영상이 기사화되면서 영상의 내용과 무관한 제3자까지 비난을 받는 상황까지 초래되었고, 추가적인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영상을 비공개 처리하기로 결정했다"며 "새로운 헬스터디2 2화에는 미리 선발했던 남자 예비 1번 학생이 등장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31일 이 유튜브 측은 '헬스터디 시즌 2'에 참여할 최종 합격 수험생을 공개했다. 합격자 중 한명으로 등장한 정씨는 중학교 재학 당시 전교 1등을 할 정도로 우수한 성적을 유지했으나 선생님 추천으로 진학한 과학고등학교 입학 후 모든 것이 변했다고 토로한 바 있다.

정씨는 당시 영상에서 "대치동에서 과고 입시 반에서 친해진 애들끼리 무리가 형성되어 있고, 대학 수학까지 끝내고 온 애들끼리 있었다. 발표를 해보라고 하면 당연히 못 푸니까 애들이 낄낄거리고 웃거나 조별 과제를 할 때도 '정순수랑 같은 팀 하면 망한다'고 꼽을 주거나 같이하고 싶어 하는 학생이 없어 혼자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친구 세 명이 정 씨의 노트북을 뒤지다 그의 가정이 경제적으로 어렵다는 걸 알게 됐고, 한 친구는 "가난하다는 걸 까발리겠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가난이 들키면 안 되는 건 줄 알고 너무 무서웠다. 친구 중 한명이 살살 좀 괴롭히라고 저러다가 자살이라도 하면 어떡할 거냐고 비꼬듯이 말하는데 좀 많이 상처받았다"고 토로했다.

정씨는 괴롭힘을 참아가며 학교생활을 이어갔는데, 3학년 때 친구가 노트북을 밟아 부순 일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과고 입학 선물로 아버지가 사준 노트북이었다. 친구가 엄마에게 말하지 말아달라, 대학생 되면 과외해서 갚겠다고 했다. 대학생이 됐는데 잠수를 타는거다. 제가 수시에 다 떨어져서 재수를 해야 했다. 노트북을 사서 인터넷 강의를 들어야 했기에 20살 때 돈을 벌기 시작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또 모친이 조울증으로 입원하게 되면서 그는 하루 12시간씩 배달일을 했다가 사고가 발생해 급성 패혈증에 걸리기도 했다고 했다. 그러다 부친이 치매에 걸렸다고도 말했다. 이러한 사실을 전한 정씨는 의사가 되어 부모를 돌보고, 장기적으로 자신과 같이 힘든 이들을 도와주고 싶다면서 출연 소감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그의 사연이 알려지자, 과거 그의 고등학교 동창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을 중심으로 그의 주장에 대한 진위를 포함해 각종 의혹이 제기됐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