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극우세력과 갈등은 고려 안해…전쟁목표 달성이 우선"
"모사드, '35일 휴전 35명 석방' 협상안 내각에 설명"
미국 등 중재국이 가자지구 전쟁 휴전 협상안을 제시한 가운데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가 전시내각 각료들에게 초안을 설명했다고 채널12 방송 등 현지 언론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초안엔 1단계로 양측이 35일간 전투를 중단하고 하마스는 여성과 환자, 부상자, 고령자 등 인질 35명을 석방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이후 1주일간 휴전을 연장하면서 2차 인질 석방 계획을 마무리하는 게 초안에 담긴 원칙이다.

2차 석방 대상에는 젊은 남성과 하마스 측에서 군인으로 규정한 인질이 포함될 수 있다.

이 초안을 전시내각에 설명한 다비드 바르니아 모사드 국장은 파리에서 미국, 카타르, 이집트와 4자 회담에 참여해 초안 작성이 관여했다.

이같은 협상안 초안은 앞서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와 유사하지만 휴전 기간 등 다른 부분도 있다.

WSJ은 협상안 1단계가 이스라엘이 6주간 무인기 감시를 포함한 모든 군사작전을 중단하고 하마스는 고령자, 어린이, 환자 등 민간인 인질을 석방하는 내용이라고 보도했다.

또 이 기간 가자지구 내 민간인은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고 구호물자도 모든 지역에 전달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2단계에서는 이스라엘 여군 인질 석방과 함께 인도적 지원 규모 확대, 병원·수도시설, 빵집 등 생필품 판매점 운영이 시행되며 3단계로 남성군인 인질 석방과 사망한 인질 시신을 송환이 이뤄진다고 WSJ는 전했다.

이처럼 파리 4자회담에서 논의된 협상안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인질 가족 대표들에게 몇 가지 협상 원칙을 통보했다고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우선 자신이 주도하는 연정 붕괴 여부가 하마스와 협상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스라엘에 좋고 인질들을 데려올 수 있으며 전쟁의 목표를 성취할 수 있는 거래라면 승인할 것"이라며 "그것(극우 세력과 갈등)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는 하마스와 '무모한 거래'를 할 경우 연정을 해체할 수 있다고 위협한 극우 성향의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 등을 염두에 둔 것이다.

다만 그는 "이스라엘의 안보를 위협하거나 전쟁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게 하는 거래라는 확신이 든다면 합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그러나 구체적인 협상안은 언급하지 않았고 남은 인질을 한꺼번에 석방하는 협상을 하라는 인질 가족들의 요구에는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확인했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전했다.

현지 일간 하레츠는 익명의 관리를 인용해 하마스가 협상을 중단하도록 네타냐후 총리가 더 강경한 협상의 '레드 라인'을 제시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하마스는 그동안 가자지구 전쟁 종료와 이스라엘군 철수를 인질 석방의 조건으로 제시해 온 반면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 섬멸, 모든 인질 석방, 가자지구발 안보 위협 해소 없이는 전쟁을 끝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