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비판' 군사블로거는 4년형
러, '친정부 군사블로거 폭탄 살해 혐의' 20대에 27년형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을 지지하던 유명 군사 블로거를 폭탄으로 살해한 혐의를 받은 20대 여성이 징역 27년 형을 받았다고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이 보도했다.

러시아 제2 서부지방 군사법원은 25일(현지시간) 다리야 트레포바(27)에 대해 유명 군사블로거 막심 포민을 테러 공격으로 살해한 혐의로 징역 27년형과 60만루블(약 900만원) 벌금형을 선고했다.

법원은 트레포바의 테러 공격, 불법 폭발물 거래, 문서 위조 등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트레포바는 지난해 4월 2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카페에서 독자들과 만나던 포민에게 폭발물이 든 흉상을 선물한 것으로 드러나 체포됐다.

이 폭발물이 터지면서 포민은 사망했고 카페에 있던 52명이 다쳤다.

러시아 당국은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을 이 폭탄 테러 사건의 배후로 지목했다.

포민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을 적극 지지하며 최전선 전투 상황을 설명하는 글을 게재하던 친정부 성향 블로거로 50만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했었다.

트레포바는 자신이 문제의 석고상을 전달하기는 했지만, 그 안에 폭탄이 있는 줄은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법원에 출석한 그가 심리 중 웃음을 보이자 변호인 다닐 베르만은 "트레포바는 양극성 인격장애와 혼재성 장애를 앓고 있어 두려움이 클 때 미소를 짓는다"며 정상적인 사람과 반응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판결이 불합리하다며 항소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러, '친정부 군사블로거 폭탄 살해 혐의' 20대에 27년형
한편, 이날 모스크바 법원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겁쟁이'라며 비판한 유명 군사블로거 이고르 기르킨(53·가명 스트렐로프)에게 극단주의 혐의로 징역 4년 형을 선고했다.

기르킨은 소셜미디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늙은 바보', '겁쟁이' 등으로 칭하며 비판하는 글을 올리다 지난해 7월 극단주의 활동 선동 혐의로 체포돼 기소됐다.

연방보안국(FSB) 장교 출신인 그는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병합할 때 큰 공을 세웠고 이후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친러시아 반군을 조직하는 데 기여한 인물이다.

이후 그는 민족주의 군사 블로거로 활동한 그는 러시아의 특별군사작전을 지지하면서도 푸틴 대통령과 군 수뇌부가 더욱 적극적으로 공세에 나서야 한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해왔다.

이날 모스크바 법원 청사 밖에는 기르킨의 석방을 요구하던 시위대 2명이 경찰에 붙잡혀 구금됐다.

AP 통신은 '미디어조나' 웹사이트를 인용해 트레포바가 현대 러시아에서 여성에게 부과된 최고 형량을 받았으며, 기르킨은 특별군사작전을 반대하며 정부를 비판하다 25년형을 선고받은 블라디미르 카라-무르자보다 훨씬 약한 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러, '친정부 군사블로거 폭탄 살해 혐의' 20대에 27년형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