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고교 3학년이 치르게 될 2025학년도 대입 수시 전형에서 서울 주요 대학 대부분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최저학력기준(최저기준)’을 적용한다. 내신 위주로 입시를 준비하던 현역 수험생의 입시 전략에 ‘비상’이 걸렸다는 관측이 나온다.

23일 진학사에 따르면 내년도 대입부터 연세대와 한양대가 교과전형에서 최저기준을 신설한다. 이로써 교과전형이 없는 서울대를 뺀 주요 10개 대학(고려대 연세대 서강대 성균관대 한양대 이화여대 중앙대 경희대 한국외국어대 서울시립대) 가운데 이화여대를 제외한 모든 대학이 교과전형에서 최저기준을 적용하게 됐다. 교과전형을 준비하는 상위권 남학생은 수능 최저기준을 반드시 충족해야 한다. 학생부 전형은 단순 내신 성적만 반영하는 ‘교과 전형’과 내신 성적을 포함해 다양한 활동 기록을 반영하는 ‘종합 전형’으로 구분된다.

연세대는 교과전형인 추천형에서 면접을 폐지한 대신 최저기준을 적용한다. 인문계열은 국어·수학·탐구 중 2개 영역 등급 합이 4 이내여야 하고, 자연계열은 국어·수학·과학탐구 중 수학 포함 2개 등급의 합이 5 이내여야 한다. 두 계열 모두 영어는 3등급 이내가 기준이다. 한양대는 국어·수학·영어·탐구 중 3개의 등급 합이 7 이내여야 한다.

종합전형에서도 최저기준을 적용하는 학교가 늘어난다. 기존에는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이화여대 총 4개교에서만 적용했지만 한양대와 서울시립대가 내년도부터 최저기준을 새로 도입한다. 한양대는 내년부터 종합전형을 추천형과 서류형, 면접형으로 나누는데 이 중 추천형에 최저기준이 적용된다. 서울시립대는 기존에 국제관계학과, 경영학부, 도시사회학과에서만 선발하던 종합전형(서류형) 대상을 대부분의 모집단위로 확대하면서 최저기준을 도입했다.

내신 성적과 생활기록부 관리를 통한 수시 전형을 집중 대비하던 상위권 학생들은 비상이 걸렸다. 당장 올해 11월 치를 수능에서 최저기준을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처럼 수능이 어렵게 출제될 경우 현역 수험생들이 최저기준을 충족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입시업계에서는 졸업생의 강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보고 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올해에는 무전공 선발, 의대 증원 등의 영향으로 상위권 재수생과 n수생이 대거 유입되는 만큼 이들의 선전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