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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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사진)이 첫 번째 공화당 경선에서 압승을 거두면서 이른바 '트럼프 테마주'가 일제히 폭등했다.

16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디지털월드어퀴지션(종목명 DWAC) 주가는 29.04% 급등한 22.35달러로 마감했다. 지난해 7월 이후 최고치다. 당시 기록한 52주 최고가인 25.85달러에 근접했다.

디지털월드애퀴지션은 전날 열린 미국 공화당 첫 번째 대선 후보 경선인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 대회)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51% 과반 득표로 압승을 거뒀다는 소식에 주가가 상승했다. 다만 현재 주가는 2022년 3월 기록한 사상 최고가인 97.54달러에는 한참 못 미친다.

디지털월드애퀴지션은 트럼프가 만든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의 모기업 '트럼프 미디어 앤드 테크놀로지 그룹'(TMTG)과 합병을 추진 중인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이다. 두 회사는 2021년부터 합병을 추진 중이나 자금난과 규정 위반 의혹 등으로 지연되고 있다.

트럼프는 2021년 1월 지지자들의 미국 연방 의사당 난입을 선동했다는 이유로 페이스북·X(옛 트위터)에서 퇴출당하자 직접 새로운 플랫폼 트루스소셜을 만들었다. 트위터는 2022년 일론 머스크에게 인수돼 X로 바꾸면서 트럼프의 계정 정지 조치는 해제된 상태다.

터틀캐피털의 매튜 터틀 최고경영자(CEO)는 "트럼프를 좋아하든 싫어하든 드라마는 그를 따라다닌다"며 "(디지털월드애퀴지션) 거래도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세론' 호재에 올라탄 기업은 또 있다. 지난 2020년 대선에서 트럼프 선거캠프를 지원했던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 펀웨어(PHUN) 주가는 전날보다 453.49% 폭등한 42센트에 마감했다. 2021년 10월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펀웨어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지만, 앞으로 협력 관계가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됐다. 주가가 급등하자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장 마감 후 거래에서는 약 63% 하락해 일부 상승 폭을 반납했다.

보수 성향의 트럼프 관련 비디오 네트워크인 럼블(RUM) 주가도 16%가량 급등한 3.9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럼블은 트럼프미디어에 기술 및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