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명품시장이 커지고 있다. 중고 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심리적 진입장벽이 낮아진 데다 고물가 여파로 명품을 조금이라도 싸게 사려는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커지는 중고명품시장…구구스, 거래액 2000억 돌파
중고 명품 플랫폼 구구스는 지난해 거래액이 2153억원으로 1년 전보다 19.7% 증가했다고 16일 발표했다. 2002년 회사가 설립된 후 최대 거래액이다. 판매 건수와 구매자 수도 각각 전년 대비 16.4%, 12.9% 늘어났다.

제값보다 저렴하게 명품을 사려는 수요가 증가했다는 게 회사 측 분석이다. 일부 한정판 제품이 정가보다 비싼 ‘리셀가’에 팔리긴 하지만 중고 명품시장에 나오는 제품 대부분은 정가보다 싸다.

불황 때 늘어나는 ‘매입’도 거래액이 불어난 요인 중 하나다. 매입은 구구스가 판매자로부터 직접 중고 명품을 구입해 되파는 방식이다. 현금이 급한 사람이 많을수록 매입이 증가한다.

구구스 관계자는 “판매자는 빨리 현금화할 수 있고 우리는 좋은 품질의 상품을 경쟁력 있는 가격에 매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프라인 매장을 연계해 중고 상품에 대한 심리적 진입장벽을 낮춘 것도 한몫했다.

구구스는 온라인 플랫폼에서 본 중고 상품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실제로 보고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위해 구구스는 작년 한 해만 울산, 경기 판교, 부산 동래, 서울 청담 등에 신규 매장을 열었다. 구구스의 오프라인 매장은 25개에 달한다.

중고 명품시장이 커지는 건 세계적 추세다. 베인앤드컴퍼니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에서 거래된 중고 명품은 450억유로(약 65조4000억원) 규모로 4년 새 약 두 배 증가했다. 전체 명품 시장의 약 12%에 해당한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