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車' 전세계서 가장 많이 팔렸다…도요타 '초긴장' [정영효의 일본산업 분석]
'전기차 대전환'이 전세계 베스트 셀러 차량의 판도도 바꿔놨다. 지난해 상반기 가장 많이 팔린 차량은 테슬라의 전기차 스포츠유틸리티(SUV) '모델Y'였다. 세계 최대 자동차 회사인 도요타는 5개 차종을 10위권에 올리고도 판매량 1위 모델 자리를 테슬라에 내줬다.

1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데이터 전문회사인 S&P글로벌의 자료를 기반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8년과 2023년 상반기의 차종별 판매량을 비교한 결과 모델Y가 1위였다. 지난해 상반기 모델Y는 59만3097대가 팔렸다.

2018년 상반기 1위였던 도요타의 코롤라는 38만4851대로 2위로 밀렸다. RAV4(34만2316대)와 캠리(31만8871대)까지 2~4위가 도요타였다.

혼다 CR-V(31만6598대)와 현대 투산(28만9816대), 포드의 F-150(18만324대)이 5~7위였다. 도요타 하이럭스(27만464대)와 테슬라 모델3(26만7851대), 도요타 코롤라크로스(24만2243대)가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상반기 세계 신차 시장에서는 전기차와 SUV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10대 베스트 셀러 차종 가운데 7개가 전기차, SUV, 트럭이었다. 2018년 1.2%였던 전체 판매량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1%로 급증했다.
'이 車' 전세계서 가장 많이 팔렸다…도요타 '초긴장' [정영효의 일본산업 분석]
테슬라는 브랜드 파워와 전기차로서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이 인기 비결로 꼽혔다. 미국에서 모델Y(사진)의 가격은 4만3990달러(약 5785만원)부터다. 모델Y보다 저렴한 세단형 전기차 '모델3'도 9위였다. 경쟁사인 아우디의 전기차는 최저가격이 5만달러다.

가와노 요시아키 S&P글로벌모빌리티 애널리스트는 "전기차 구입을 고려하는 소비자의 첫번째 선택지일 정도로 '전기차 하면 테슬라'라는 브랜드 파워를 확립했다"고 말했다. 중국 BYD의 전기차 돌핀과 아토3도 35위와 44위에 올랐다. 중국에서 두 차종은11만6800위안(약 2135만원)과 13만9800위안에 팔린다.

현대·기아차도 2018년에 비해 순위가 올랐다. 투산이 6위에 오른 것을 비롯해 기아 스포티지(11위) 현대 엘란트라(국내명 아반떼·23위) 크레타(33위) 셀토스(34위) 코나(45위) 등이 순위권에 올랐다.

반면 세계 최대 자동차 회사를 놓고 도요타와 경쟁하는 폭스바겐은 10위권에 한 개 차종도 올리지 못했다. 가솔린과 디젤 엔진 차량인 주력 차종 골프는 순위가 5위에서 40위로 내려앉았다.

전기차 대전환에 뒤처지면서 유럽과 중국에 편중된 판매시장에서 약점을 노출했다는 분석이다. 2015년 배출가스 부정을 계기로 폭스바겐은 전기차 전환에 힘을 쏟았지만 배터리 조달과 소프트웨어 개발이 지지부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기차 모델인 ID.3와 ID.4 모두 순위권에 들지 못했다.

전기차 시장의 급성장으로 앞으로의 판도는 더욱 예측하기 어려워 졌다는 분석이다. 작년 4분기 BYD는 52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해 48만대에 그친 테슬라를 처음 앞섰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앞으로의 순위는 얼마나 저가의 전기차를 시장에 투입할 수 있느냐를 나타내는 '대중차화'가 좌우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