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PRO] 4분기 목표가, 상·하향 '팽팽'…반도체·IT 웃고 게임·엔터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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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LG전자를 필두로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시즌이 시작된 가운데, 업종별로 증권사들의 목표주가가 엇갈리고 있다. 얼어붙은 경기로 상장사 상당수의 실적 침체가 예상되지만 정보기술(IT)과 반도체 관련주, 일부 화장품·제약주를 중심으론 기대감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반면 게임주와 면세·엔터주는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새해인 지난 2일부터 이날까지 발표된 기업분석 리포트 중 목표주가를 상향한 보고서는 92개다. 같은 기간 목표주가가 하락한 보고서는 81개다. 상향과 하향 보고서의 수가 상대적으로 비등한 가운데, 분야별 전망차는 두드러졌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사태처럼 해당 업종 전반에 영향을 끼치는 변수 속에, 일부 건설업체는 목표주가가 오르는 현상도 보였다.

실적 쇼크에도 반도체株 “더 간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반도체 업종은 불황에도 오히려 목표주가가 올랐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2일 ‘저점에서는 굳이 안 판다’ 리포트를 통해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기존 16만7000원에서 18만5000원까지 10.7% 상향 제시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분기 내 추구한 출하 제한 전략이 중장기적으로 더 긍정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메리츠증권(18만5000원)·상상인증권(17만7000원)·NH투자증권(17만원)도 목표주가를 높였다. 전날 어닝쇼크를 기록한 삼성전자는 현재까지 8개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최대 10만원까지 올렸다. 반도체 검사장비 업체인 고영은 하이투자증권이 1만8000원에서 22.2% 오른 2만2000원을 새롭게 제시했다. 비메모리 패키지 업체 대덕전자는 대신증권이, 후공정 업체인 SFA반도체는 교보증권과 BNK투자증권이 목표주가를 올렸다.

대신증권과 하이투자증권은 삼성전기의 목표주가도 상향했다. 기존 18만원과 16만원에서 각각 11.1%, 15.6% 오른 20만원과 18만5000원을 제시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24년 CES, 실질 주인공은 삼성전기’ 리포트를 통해 “인공지능(AI) 및 모빌리티 대중화 진입 시점에서 밸류에이션 상향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비슷한 이유로 롯데정보통신은 신한투자증권이 3만7000원에서 16.2% 상승한 4만3000원을 제시했다. 네이버(2개)와 카카오(5개) 역시 목표주가가 올랐다. 광고 매출 개선이 이유다.

태영건설 사태로 건설주가 휘청이는 가운데, 목표주가가 상향된 건설업체도 있다. DL이앤씨는 5개 증권사가, 현대산업개발은 2개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올렸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태영건설을 시작으로 부동산 PF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된 가운데, 매수 의견이 공격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면서도 “업황 약점이 존재하는 시점엔 차별적 스토리를 가진 플레이어가 약진한다”고 밝혔다.

아모레퍼시픽, 한국콜마, 코스메카코리아 등 화장품주와 한미약품, 동국제약 등 제약주의 상향도 병행됐다.

게임주 줄하향…LG엔솔도 목표가 내렸다

게임주는 이익 부진이 다수 지적됐다. 엔씨소프트는 한화투자증권과 대신증권, NH투자증권이 목표주가를 하향했다. 대신증권은 기존 29만원에서 20.6% 빠진 23만원까지 낮춰 잡으며 “TL의 국내 흥행 부진과 기존 PC게임의 매출액 자연 감소로 인해 기대감이 낮아졌다”고 평가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카카오게임즈, 펄어비스, 컴투스, 넷마블의 목표주가도 함께 내렸다. 지연된 신작 일정, 기존 게임 매출 감소를 공통적인 이유로 꼽았다. 2차전지 ‘대장주’로 꼽히는 LG에너지솔루션은 업황 부진이 문제가 됐다. 하이투자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이 53만원(-11.7%), 50만원(-9.1%)을 제시했다.

현대백화점은 증권사 3곳이 목표주가를 내렸다. 가장 낮은 주가인 6만5000원(기존 7만원)을 제시한 허제나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춘절을 기점으로 단체관광객 수 회복 추이를 지켜봐야 주가를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DB금융투자는 키움증권과 함께 신세계 목표주가도 하향했다. 인플레이션에 따른 고정비 증가와 판촉 활동 증가가 원인이다. 내수 경기 회복이 어렵다는 전망도 영향을 끼쳤다.

다올투자증권은 엔터 종목 목표주가를 일괄적으로 내렸다. 하이브를 32만원에서 3.1% 빠진 31만원으로, JYP엔터테인먼트는 15만원에서 6.6% 내린 14만원으로 잡았다. YG엔터테인먼트는 직전 10만원에서 30% 낮춘 7만원까지 하향 제시됐다. 김혜영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음반 발매 부재와 콘서트 공백 보강, 즉각적으로 매출에 기여하는 신인 아이돌 흥행이 더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