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공격받은지 1시간 지나서야 첫번째 병력 동원 명령"
"초기 소셜미디어에 정보 의존…예비군 훈련부재 무용지물"

이스라엘군이 지난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 때 초기 대응을 제대로 못 했으며 이는 하마스의 대규모 침공에 대비한 전투 계획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이스라엘군 사령부는 당시 하마스가 이스라엘 남부를 공격하기 시작한 지 1시간이 넘게 지난 오전 7시43분에야 모든 가용 병력을 가능한 한 빨리 남부에 배치하라는 첫 번째 명령을 내렸다.

이스라엘군 지도부는 하마스의 이스라엘 침공이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는 것이다.

중동에서 가장 첨단화된 이스라엘군이 자국민 보호라는 본연의 임무를 다하지 못하면서 약 1천200여명이 하마스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고 NYT는 지적했다.

"이스라엘군, 하마스 기습 때 방어계획 없이 부실 대응"
NYT는 이스라엘 정부의 내부 문서, 하마스 대원들이 몸에 착용한 카메라와 폐쇄회로(CC) TV 영상을 비롯한 수천개의 영상이 포함된 이스라엘군 자료를 토대로 취재했으며 수십명의 장교와 목격자 등도 인터뷰했다고 밝혔다.

NYT는 이를 통해 당시 이스라엘군 병력이 부족하고 제대로 조직화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했다.

군인들은 공격 대상 정보를 소셜미디어 게시물에 의존했고 특공대는 급하게 무장을 한 채 투입됐다.

헬리콥터 조종사들은 뉴스 보도와 텔레그램 채널을 살펴보고 표적을 선택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하마스 대원들은 중기관총, 로켓 추진 유탄 발사기, 지뢰 등을 갖고 몰려든 상황이었다.

이스라엘군 남부사령관을 지낸 예비역 소장 욤 토브 사미아는 "(이스라엘군은) 사실 적절한 방어 준비와 연습, 장비와 병력 구축이 없었다"고 NYT에 말했다.

이스라엘군 가자사단 부사령관 출신인 아미르 아비비는 "우리는 10월 7일 목격한 것과 같은 기습 공격에 대한 방어 계획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방어 계획 공백은 '공격받을 것을 예상하고 적진에서 전투를 치른다'는 공세적인 태세를 항상 유지해야 한다는 이스라엘군의 군사 교리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다.

"이스라엘군, 하마스 기습 때 방어계획 없이 부실 대응"
NYT는 종합적으로 볼 때 이스라엘군의 군사적 실패는 방어 계획의 부재, 하마스의 기습 공격이 있기 전 몇 달 또는 몇 년간의 '정보 실책'에 기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스라엘 안보 및 군사 기관들은 하마스의 대규모 침공 가능성에 관심이 없었고 하마스가 그럴 능력도 없다는 평가를 반복적으로 했다는 것이다.

이런 자만 탓에 하마스의 공격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여겨졌고 이스라엘 정보당국은 하마스에 대한 도청도 시간 낭비라는 판단에 줄였다고 NYT는 전했다.

또 가자지구와의 접경 지역에 있는 민간인 경비대가 1차 방어선 역할을 할 것으로 이스라엘 정부는 판단했지만, 민간인 경비대의 일부는 제대로 훈련받지 않았고 장비도 부족한 것으로 지적됐다.

예비역 소령인 다비디 벤 시온은 예비군들이 적의 침공에 즉각 대응하는 훈련을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하마스는 이런 틈을 이용해 이스라엘의 남부 군사기지를 포위 공격하고 이스라엘군의 대응을 마비시켰다는 것이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의 공격 대비책 부재 등에 대한 NYT의 질의에 "현재 군은 테러조직 하마스의 제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이런 종류의 질문에 대해서는 나중에 검토될 것"이라고 답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