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해 긴장 완화·美 쿠싱 재고 증가…국제유가 3% 급락[오늘의 유가]
국제유가 2주만 최저치
美, 이란의 후티 반군 지원자금 차단 추진



28일(현지시간) 홍해발(發) 물류대란에 대한 우려가 빠르게 완화되면서 국제유가가 3% 급락했다. 주요 해운사들은 시장 예상보다 빠르게 홍해로 복귀하기 시작했다. 미국은 예멘 후티 반군의 자금줄 막기에 나섰다.

이날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2월물은 전장 대비 2.34달러(3.2%) 떨어져 배럴당 71.77달러로 장을 마쳤다. 전날 2% 가까이 하락한 후 이날 하락폭을 더 키웠다. 지난 15일 이후 최저치다.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3월물은 전장보다 2.39달러(3%) 하락한 배럴당 77.15달러에 거래됐다. 역시 지난 15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출처: 오일프라이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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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들어 국제유가를 끌어올렸던 글로벌 해운사 및 정유사들의 홍해 운항 중단 사태는 완화되는 분위기다. 미국이 주도하는 다국적 연합군 ‘번영의 수호자 작전’이 홍해 수호에 나서자 글로벌 해운사들이 운항 재개로 호응하면서다.

로이터는 이날 세계 2위 해운사인 덴마크 머스크의 일정을 분석해 앞으로 머스크가 아시아와 유럽을 오가는 거의 모든 컨테이너 선박을 홍해와 수에즈운하를 통해 운항하고, 일부만 아프리카 우회로를 통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머스크는 홍해 운항을 재개한다며 이르면 며칠 혹은 몇 주 이내에 컨테이너 선박 수십 척이 수에즈운하를 통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계 3위인 프랑스 해운사 CMA-CGM도 수에즈운하를 통과하는 선박의 수를 늘리고 있다고 이번주 밝혔다.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의 필 플린 애널리스트는 “홍해 항로가 재개되며 시장에 원유 공급이 (예상보다) 몇 주 더 빨라질 것이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미 재무부는 후티 반군에 대한 이란의 자금 지원을 도왔다는 이유로 개인과 환전소 세 곳을 제재 리스트에 올렸다. 예멘과 터키에 본사를 둔 환전소 3곳은 이란의 자금이 후티 반군으로 흘러가는 통로 역할을 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후티 반군이 장악한 이란 사나 지역의 환전소연합 회장은 이 자금을 예멘 화폐인 예멘리알로 환전해 자금출처를 숨기는 데 도움을 준 혐의로 제재 대상에 추가됐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이 발표하는 지난주 원유재고는 전주 대비 711만4000배럴 급감하며 하락폭을 일부 제한했다. 지난 8월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그러나 미국의 주요 원유 저장 허브인 오클라호마 쿠싱의 재고는 150만8000배럴 증가했다. BOK파이낸셜의 데니스 키슬러 수석 부사장은 “미국의 따뜻한 겨울이 가격을 진정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은행 UBS의 지오바니 스타우보노 분석가는 “정유사들이 연말 저장량에 대한 높은 세금을 납부하지 않기 위해 미 걸프만 지역에서 원유재고를 정리하는데, 시장 거래자들이 이에 주목하며 유가가 더 떨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