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한국 사회의 여성 고용률은 높아지고 성별 격차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경력단절을 상징하는 ‘M자형’ 고용률 변화도 크게 완화됐다.

여성가족부와 고용노동부는 27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3년 여성 경제활동 백서’를 발간했다. 여성 경제활동 중심의 백서가 정부 차원에서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여성 취업자는 1216만1000명으로, 2012년(1038만7000명)에 비해 177만4000명 증가했다. 여성 고용률도 같은 기간 48.6%에서 52.9%로 4.3%포인트 높아졌다. 고용률의 성별 격차는 2012년 22.5%포인트에서 지난해 18.6%포인트로 감소했다.

여성의 경력단절 문제도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12년 연령별 여성 고용률은 25~29세에 67.9%로 정점을 찍은 뒤 30~34세에 54.9%로 낮아졌다가 다시 45~49세에 66.4%로 상승하는 추세를 보였다. 지난해엔 25~29세에 73.9%를 기록한 뒤 35~39세에 60.5%로 감소했다가 50~54세에 다시 68.9%로 높아졌다.

일반적으로 연령대별 여성 고용률은 20대 후반에 정점을 찍은 뒤 결혼과 육아가 엮이며 30대에 낮아졌다가 40대 후반 다시 높아지는 M자 형태를 보이는데, 그 격차가 줄어들었다는 설명이다. 경력단절을 겪는 여성 규모도 2014년 216만4000명에서 지난해 139만7000명으로 35.4%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백서는 여성 인력 개발도 성과를 거뒀다고 강조했다. 2016년 55만1682건이던 여성 창업 건수는 지난해 60만4425건으로 9.6% 늘었다. 지난해 여성 과학기술 인력은 5만5874명으로 2012년(4만2323명)에 비해 32.0% 증가했다. 공공기관 임원 가운데 여성 비중은 2018년 17.9%에서 지난해 23.6%로 4년 새 5.7% 높아졌다.

육아휴직 급여 수급자 통계에선 극적인 변화가 나타났다. 2010년 819명에 불과했던 남성 수급자는 지난해 3만7884명으로 46.3배 증가했다. 전체 수급자 가운데 남성 비중도 같은 기간 2.0%에서 28.9%로 높아졌다. 여전히 육아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만 남성의 육아 참여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성과 남성 모두 근로 시간은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임금근로자의 월평균 근로 시간은 여성과 남성이 각각 2012년 166.4시간과 178.3시간에서 지난해 146.7시간과 160.8시간으로 감소했다.

백서는 한국 여성 경제활동의 특징과 변화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것으로, 2021년 여성의 경제활동 촉진과 경력단절 예방법이 전면 개정됨에 따라 제작됐다. 김현숙 여가부 장관은 “본 백서가 새로운 정책을 모색해나갈 정부 부처와 지방자치단체, 학계 등에 자주 활용되고, 정책 발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