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전 의지 거듭 강조…러, 포격·드론공격 지속
헤르손에서 주민 4명 사망…미콜라이우 등 15차례 드론 피습
첫 '12월25일 성탄절' 맞은 우크라…젤렌스키 "결국 악은 패배"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정교회의 영향에서 벗어나 100여년 만에 처음으로 12월 25일에 성탄절을 기념하기로 한 가운데, 러시아는 성탄 이브를 맞은 우크라이나 각지에 포격을 가하고 드론 공격을 퍼부었다고 DPA 통신, 영국 가디언 등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성탄절 기념 대국민 연설에서 "결국 악은 패배할 것"이라며 항전 의지를 거듭 다졌다.

우크라이나 군 당국 등에 따르면, 러시아는 24일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을 포격했다.

이 공격으로 87세 남성 등 4명이 사망하고 9명이 부상을 입었다.

또 주택과 민간 의료시설에 화재가 발생하고, 지역의 가스관에도 불이 불었다.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은 SNS에 올린 글에서 "적이 우리 국민을 죽이고 우리 땅에 남아 있는 한 우리에게 휴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북동부의 하르키우 지역의 20개 마을에도 포격을 가해 주민 2명이 부상했고, 미콜라이우, 키로보흐라드,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 흐멜니츠키, 자포리자 지역도 드론으로 공격했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24일 오전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에서 보낸 15대의 드론 중 14대를 요격했다고 밝혔다.

첫 '12월25일 성탄절' 맞은 우크라…젤렌스키 "결국 악은 패배"
러시아 공격이 계속된 가운데 젤렌스키 대통령은 수도 키이우 중심부의 성 소피아 대성당 앞에서 촬영된 성탄 이브 기념 연설에서 전장의 병사를 위로하며 항전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결국 어둠은 질 것이고, 악은 패배할 것"이라며 "우리의 자유를 위해, 우리의 승리를 위해, 우리 우크라이나를 위해 연휴 기간 온 나라가 함께 기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모든 빛의 전사들, 우크라이나의 수호천사들은 기적이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하지만, 우리는 스스로 기적을 창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의 전쟁 속에서 두번째 성탄절을 맞았다.

우크라이나는 매년 1월 7일을 성탄절로 기념해왔으나 지난 7월 법 개정으로 올해부터는 12월 25일을 예수 탄생일로 기념한다.

이는 1917년 이후 처음이다.

이같은 결정은 '러시아 영향력 지우기' 노력의 하나로, 율리우스력을 기준으로 매년 1월 7일을 성탄절로 기념하는 러시아 정교회와의 결별을 의도한 것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