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애니메이션 빼면 시체"…한국에 완전히 밀린 이유가 [정영효의 인사이드 재팬]
세계 3위 콘텐츠 대국 일본, 6위 한국에 따라잡힌 이유
일본 콘텐츠시장 세계 3위지만 수출은 한국에 밀려
日 콘텐츠 수출 89%가 애니
제작편수 급증에 투자 늘린 韓·비용 줄인 日
K드라마 편당 9억들여 만들때 일드는 5억
방송국에 묶인 日·전문 제작사가 주도하는 韓
한국은 전문 제작사가 기획 단계부터 전세계 시청자를 염두에 두고, TV 뿐 아니라 OTT 스트리밍을 감안해 드라마를 만든다. 단순 제작 뿐 아니라 드라마 연관 음원과 상품 판매까지 기획한다. 투자규모도 당연히 세계적인 수준으로 늘어난다. 반면 일본은 여전히 방송국 계열 드라마 제작사가 방송국의 예산과 입맛에 맞춰 드라마를 만드는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나모토 다카시 감독은 "과거 일본에는 로드무비가 많았는데 효율성 측면에서 대부분 사라졌다. 밖에서 촬영을 하면 날씨 등의 영향을 받게 마련이고 그렇게 촬영이 지연되면 예산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다들 기피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드라마 제작진도 일하는 방식 개혁('일본판 주 52시간 근무제도')의 적용을 받기 때문에 NHK는 촬영 도중에 근무시간 상한에 도달한 스텝들이 교대를 한다. 인건비가 늘어나는 만큼 예산이 더 들 수 밖에 없다.
제작편수는 두 배로 늘었는데 비용 절감의 압박을 받는 방송국은 제작비를 계속 줄이니 결과는 뻔하다. 편당 제작시간이 줄어들면서 뻔한 수준의 드라마를 대량 생산하는 구조로 전락한 것이다. 노기 아키코 작가는 "일본 시청자들이 '일본 드라마는 재미없다'는 결론을 내리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고독한 미식가, 와카코와 술과 같은 '먹방'이 대세로 등장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렇지 않아도 적은 제작비를 다시 절반 이하 수준으로 줄여서 만들려다보니 등장한 일본 드라마의 특수한 형태"라고 노기 작가는 설명했다. K드라마에 역전 당한 日드라마 "한국 배우자"③으로 이어집니다.
이시카와 나나오=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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