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과·제빵 자격증 합격자가 매년 쏟아지고 있지만 주요 프랜차이즈 기업의 신규 채용이 크게 줄면서 새내기 제빵사들이 취업난을 겪고 있다.

6일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제빵·제과 기능사 응시 인원은 올해(1~11월) 10만691명에 달한다. 12월까지 반영하면 지난해(10만8913명)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2018년 6만4891명이던 제빵·제과 기능사 응시자는 매년 가파르게 느는 추세다.

지난해 합격자는 3만432명으로 2018년(1만7571명) 대비 73.1% 급증했다. 올해(1~11월) 합격자는 2만4477명이다. 제빵·제과 기능사 시험은 합격 인원이 고정돼 있지 않고 응시자가 많아지면 합격자도 늘어나는 구조다. 국가기술자격증 중 학생이 차지하는 비율이 세 번째로 높을 만큼 응시자 대부분이 고등학생과 대학생으로 구성돼 있다.

자격증을 취득한 10~20대 초짜 기사들은 대부분 파리바게뜨 등 대형 프랜차이즈의 제빵사로 경력을 시작한다. 개인 베이커리에서 일하거나 직접 빵집을 운영하기엔 기술이 부족해 대기업 가맹점을 발판으로 삼는 것이다. 3~5년간 기술을 익힌 뒤 개인 가게로 이직하거나 카페와 제과점 등을 차리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파리바게뜨 직고용 여파로 제빵사 신규 채용이 크게 줄면서 갓 시험을 통과한 기사들도 갈 곳을 잃고 있다. 직고용으로 전환된 기사 월급이 본사 수준으로 맞춰지자 인건비 부담이 늘어난 파리바게뜨 점주들이 본사에 기사 파견을 예전만큼 많이 하지 않아서다. 제빵사를 취득한 A씨는 “파리바게뜨 10주 교육을 받고 반년째 발령 대기하다 결국 다른 빵집에 지원해 합격했다”며 “교육을 받았더라도 자리가 생겨야 발령이 나는데 파리바게뜨가 기사를 뽑지 않아 무한 대기 중이었다”고 말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20대 초반의 신입 제빵사들은 취업문이 막혔다”며 “반면 기존의 노조 소속 제빵사들의 임금은 크게 올라 기득권 근로자만 이득을 보게 된 꼴”이라고 지적했다.

장강호 기자 callm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