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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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수사와 내부 폭로전 등으로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에 빠진 카카오에서 창업자이자 경영쇄신위원장인 김범수가 직접 임직원들과 대화에 나선다.

6일 카카오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오는 11일 오후 2시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아지트 5층에서 임직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회사의 쇄신 방향 등에 논의할 예정이다.

간담회는 모든 임직원에게 개방된 형태로, 카카오 본사 소속이라면 누구나 참석할 수 있다. 김 위원장이 직원들의 질문에 직접 답하는 방식으로 그동안 제기된 여러 의문 해소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김 위원장이 직원들과 직접 대화에 나선 것은 2021년 2월 말 재산의 절반을 기부하기로 하고 사회 문제 해결 방안을 임직원들과 논의한 자리 이후 2년 10개월 만이다.

김 센터장이 직접 임직원 앞에 나선 것은 사내 갈등을 조기에 봉합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최근 카카오는 핵심 경영진이 검찰에 구속·송치된 뒤에도 경영진 비리 및 방만 경영 의혹 등이 연이어 제기되면서 내부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노사 갈등도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4일 카카오 노조는 직원의 경영쇄신 활동 참여 등을 요구하는 시위에 나섰다. 노조는 판교 카카오아지트에서 '경영 실패 책임지고 인적 쇄신 시행하라', '셀프 쇄신 그만하고 크루 참여 보장하라' 등 요구사항이 적힌 팻말을 들고 첫 시위에 나섰다.

서승욱 노조 지회장은 "요구한 사안에 대해 (회사로부터) 어떤 답변도 오지 않았다. 노조 활동을 하면서 5년간 한 번도 김범수 (쇄신)위원장을 만난 적이 없다. 이렇게 노사 간에 대화를 안 하는 곳이 있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회사의 위기가) 이 정도쯤 되면 얘기할 때도 된 것 같다는 생각을 과거부터 하고 있다. 하지만 김범수 위원장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대화에 참여하지 않았다"며 "경영 방식을 주도했던 현재 경영진에 대한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후 카카오는 노조의 시위 절차를 걸고 넘어졌다. 노조가 공개한 사측 공문에 따르면 카카오는 "노조는 최근 사전협의 절차를 준수하지 않고, 회사 비판 취지의 아지트 게시물을 연속해 게시하고 있다"며 "특히 지난 4일 오전에는 회사 로비 일부를 점거하는 형태의 피케팅을 진행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지난 6일 카카오 노조는 "지금까지 피켓시위 같은 활동에 대해 회사 측이 공개적으로 금지 요구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직원들의 목소리마저 탄압하는 경영진에 대한 인적 쇄신이 반드시 필요하며 직원들의 참여를 보장하라"고 반발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