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신민경 기자
사진=신민경 기자
"함께 웃어야 오래 웃는다. 우리의 모든 주주환원 행보의 기저에는 이런 생각이 있었다. '함께'를 생각하며 회사를 이끌다 보니 어느새 모든 면에서 타사 대비 훨씬 좋은 성과를 내고 있었다."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의 대리 수상자인 김용범 부회장의 수상 소감)

KCGI와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공동 주최한 제2회 한국기업거버넌스 대상 시상식이 5일 진행됐다.

이날 열린 시상식에서는 5개 부문에 걸쳐 수상자 10명이 나왔다. 대상 수상자인 조정호 회장(메리츠금융지주 김용범 부회장 대리 수상), 박유경 본부장, 곽정수 기자, 김우진 교수, 김주영 변호사에게 각각 상금 2000만원과 상패를 수여했다. 혁신가상 수상자인 최명환 책임리더, 최준철 대표, 유창재 기자, 이시연 박사, 심혜섭 감사에게는 각각 상금 1000만원과 상패를 수여했다.

경제부문 대상을 수상한 조정호 회장은 2011년 메리츠금융그룹의 회장이 된 뒤 우수한 전문경영진에게 전권을 일임해 소유와 경영을 분리한 모범사례를 보였다. 1년 전 지주회사와 자회사들 주식의 포괄적 교환을 통해 이중 상장된 자회사들을 지주회사의 완전자회사로 만들었다. 이는 기업분할과 이중상장, 삼중상장이 만연한 대한민국 자본시장에서 드문 모범 사례였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지배주주와 일반주주의 이해관계 일치, 전문경영체제 확립으로 기업가치가 지난 10년간 30배, 지난 3년간 5배 넘게 상승하며 진정한 주주환원을 달성했다는 평이다.

자본시장 부문 대상을 수상한 박유경 본부장은 유럽 2대 연금자산운용사인 APG(자산규모 원화 약 740조원)의 책임투자 철학에 맞게끔 역할을 수행했다고 평가받았다. 그 예로 올해 KT에 자사주를 이용한 상호주 체결 관련 문제제기, 주주제안으로 의제를 관철했고 이 외에도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삼성물산, 쌍용자동차, 한국전력,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대기업에 대해 기업의 장기 가치 향상 및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주주활동들을 수행했다.

언론부문 대상을 수상한 곽정수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선임기자는 한겨레신문에서 36년간 대기업전문기자, 선임기자, 논설위원 등을 맡았다. 특히 재벌(대기업집단)에 대한 감시·견제, 기업 소유지배구조 개선, 소액주주 권익 보호, 대·중소기업 간 갑을문제 개선과 동반성장, 정부의 재벌·금융정책 감시에 주력했다.

학술부문 대상을 수상한 김우진 교수는 지난 20여년간 기업의 자금조달, 기업집단 소유지배구조 및 거버넌스에 대해 집중 연구했다. 김 교수의 논문은 재무금융 분야의 해외 저명 학술지인 'Journal of Financial Economics, Review of Financial Studies'에 게재된 바 있고 연구의 상당 부분은 국내 자본시장에서의 거버넌스 관련 문제들을 직접 대상으로 하고 있다.

정치·법률 부문 대상을 수상한 김주영 대표변호사는 26년간 변호사이자 연구자로서 한국 기업의 거버넌스 개혁을 위해 노력해 왔다. 참여연대 시절 SK텔레콤이 사외이사로만 구성된 감사위원회로 하여금 일정 금액 이상의 계열사간 거래를 승인하도록 하는 정관개정을 관철했고 주주와 투자자를 대변하는 법무법인 한누리를 설립해 기업거버넌스 관련 분쟁에서 다수의 전향적인 선례를 이끌어냈다.

또 혁신가상 수상자들 가운데에선 언론부문의 유창재 한국경제신문 기자가 영예를 안았다. 그는 20여년간 기업 지배구조 개선, 올바른 투자 문화 정착, 시장 효율성 증대, 자유 시장경제 창달 등을 통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집중해 여러 칼럼과 기사를 썼다. 특히 소수 주주 가치, 주주행동주의 등 과거 소외받던 주제를 미디어 의제로 끌어들이는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