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여세를 일정 기간 나눠 내는 연부연납을 가업 승계 기업에 한해 15년까지 늘린다. 증여세 최저세율(10%)이 적용되는 구간도 60억원에서 120억원까지 높이기로 했다.

여야는 30일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와 전체회의를 열고 이 같은 법 개정안을 합의 처리했다. 지금은 가업 요건을 갖춘 중소·중견기업의 기업주가 주식을 자녀에게 증여할 때 연부연납 기간 5년에 1년을 더해 6년간 나눠 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증여하는 주식가액이 60억원 이하일 때는 10%의 증여세 최저세율을 적용하도록 했다.

이번 법 개정에서는 연부연납 기간을 20년으로 늘려 21년에 걸쳐 증여세를 납부할 수 있도록 했다. 예컨대 600억원어치의 주식을 증여할 때 1년에 내야 할 증여세 부담이 18억7000만원에서 5억3000만원으로 대폭 낮아진다.

가업 승계 기업의 증여세 최저세율 적용 구간은 과세표준 120억원 이하까지 올리기로 했다. 최저세율 적용 구간 기준을 300억원 이하로 잡은 지난 7월 정부 세법 개정안에서는 후퇴했다. 과세표준이 이 구간을 넘기면 증여세율은 10%에서 20%로 뛴다.

더불어민주당은 “기업을 상속하는 이들의 세금 부담을 큰 폭으로 줄이는 부자감세 법안”이라는 이유로 정부 원안 통과에 반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국회 전문위원은 검토보고서를 통해 “기업 경영자의 고령화 속도가 빨라진 만큼 선대 가업주가 현직에 있을 때 경영권 승계가 가능하도록 해야 하는데 과도한 증여세 부담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