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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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년간 통화 긴축 기조를 이어온 미국 중앙은행(Fed)이 내년 5월부터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월스트리트(월가)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뉴욕증시뿐 아니라 미국 국채, 달러화의 움직임에도 이런 기대가 반영되고 있다. 미국 경제의 연착륙에 힘입어 내년 뉴욕증시는 사상 최고가를 기록할 것이란 낙관론도 나왔다.

“경기침체 관계없이 금리인하에 베팅”

27일(현지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 참가자들이 기준금리 인하 확률이 50% 이상일 것으로 예측하는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는 내년 5월 회의다. 이날 기준 5월 FOMC의 기준금리 인하 확률은 54.1%다. 한 달 전만 해도 이 수치는 약 29%에 불과했다. 현재 선물시장은 내년 말까지 Fed가 총 네 차례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마이클 개펜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날 브리핑에서 “(작년 3월부터 시작된) 금리 인상이 끝났다고 생각한다”며 “내년 6월부터 분기마다 0.25%포인트씩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내년 3월 금리 인하 시나리오를 제시한 UBS보다 늦지만, 골드만삭스의 전망(하반기)보다 이른 시점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투자자들은 경기침체와 관계없이 조만간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며 “미국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 금리가 장기 국채금리보다 더 빠르게 하락했고, 이달 S&P500지수가 약 9% 오르는 등 다양한 데이터에서 이런 기대가 반영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달러 가치는 나흘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측정하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0.2% 하락한 103.20을 기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달 달러 가치는 월간 기준으로 지난해 11월 이후 1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할 수 있다”고 전했다.
"美 내년 5월 금리 내린다" 전망에 들뜬 월가
달러 가치와 반대로 움직이는 금 가격은 6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 현물 가격은 전날보다 0.5% 상승한 온스당 2012.34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 5월 16일 이후 6개월 만에 최고치다.

S&P500 내년 5100 전망

미국 투자은행 대부분은 내년에도 미 증시가 호황을 이어갈 것이라고 확신하는 모양새다. 그동안 빅테크 등 특정 기업이 증시를 이끌었다면 내년에는 경제 성장 속에서 대다수 기업의 실적 호조가 증시를 끌어올리는 강세장이 펼쳐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미 소비지출이 견고한 노동시장에 힘입어 회복력을 유지하는 가운데 최근 인플레이션 지표에서도 뚜렷한 둔화 흐름이 확인되고 있어서다.

브라이언 벨스키 BMO캐피털마켓 수석투자전략가는 S&P500의 내년 목표치를 5100으로 설정했다고 이날 밝혔다. 27일 종가(4550.43) 대비 12% 높은 수치다. 도이체방크도 “내년 S&P500이 5100까지 오를 것”이라며 “기업의 성장이 경미하고 짧은 미국 경기 침체를 상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BoA와 RBC 캐피털마켓은 내년 S&P500 전망치를 5000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너무 확신해서는 안 된다는 경고도 나온다. 인플레이션이 계속 완만해지더라도 경제 상황에 따라 Fed가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 자문회사 카슨그룹의 소누 바르게스 글로벌 거시전략가는 “과거 경기 침체기에 Fed는 일반적으로 기준금리를 1년 동안 약 3~4%포인트 인하했다”며 “경기 침체 가능성에 따라 금리 인하 폭이 달라질 수 있다”고 전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