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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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24일부터 나흘간 일시 휴전하고 인질을 석방하기로 합의했다. 합의는 이뤄졌지만,실제로 인질 석방과 수감자 교환이 예정대로 이뤄질지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스라엘 측은 하마스와 휴전이 끝난 후에 다시 강도 높은 공습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재역을 맡은 카타르 측은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24일 오전 7시(한국시간 오후 2시)부터 일시 휴전한 인질 교환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마지드 알안사리 카타르 외무부 대변인은 "24일 오후 4시(한국시간 오후 11시)에 이스라엘 여성과 아동 인질을 포함한 첫 번째 인질 13명이 인계될 것"이라며 "팔레스타인 수감자 그룹도 같은 시기에 서방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마스가 주장한 대로 이스라엘 인질 1명당 수감자 3명의 비율이라면 39명이 1차 석방 대상이다.

알안사리 대변인은 "이제 모든 것이 제자리에 있고 우리는 현장에 갈 준비가 되었다"며 "카타르가 휴전을 모니터링하고 분쟁 당사자 및 국제 적십자위원회와 소통하기 위해 작전실을 설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지난달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전쟁이 시작된 지 48일 만에 가자지구에서 총성이 멈추게 됐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가자지구에 갇혀 있는 240여명의 인질 가운데 50명을 하마스가 석방하고,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수감자 150명을 풀어주기로 했다.

이번 합의는 애초 23일 오전 이행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교환 방식 등에서 막판 이견이 생겨 지연됐다.

이번 협상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중재로 비밀리에 진행되어 왔다고 WSJ은 전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격화하면서 회담은 결렬되기도 했고, 하마스가 수감자 석방 수를 놓고 흥정을 벌이기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매사추세츠 낸터킷에서 가족과 추수감사절 휴가를 보내는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 기자단과 만난 자리에서 관련 질문에 "(석방이) 끝날 때까지 업데이트할 계획이 없다"며 "잘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손의 검지와 중지를 교차했는데 이는 행운을 빌거나 일이 잘 풀리기를 바란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사진=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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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이번 휴전에 합의했지만, 이 합의가 제대로 이행될지는 미지수다.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에 따르면 이스라엘군(IDF)은 상대가 인질 석방을 두고 협상 판을 흔들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IDF 수석대변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하마스가 합의 이행과 전투 중단에 걸리는 기간을 이용해 공포와 허위 정보를 퍼뜨리고 심리적 테러를 자행하려고 할 것"이라며 "앞으로 매우 복잡다단한 날들이 이어질 것이며, 실제 이행이 이뤄질 때까지 최종적인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 과정에서 모든 것은 가변적"이라며 "하마스가 무자비한 적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휴전 후 다시 전투를 재개할 방침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이스라엘을 방문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무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전쟁 목표인 '하마스 제거'를 계속 추진할 것"이라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우리 모두의 미래를 위협하는 하마스 잔인한 행보를 근절하지 않는다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 사이의 평화에 대한 희망은 없다"고 주장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 역시 이날 이스라엘 해군 특공대를 방문해 "테러단체 하마스와 짧은 일시 휴전이 끝나면, 이스라엘군은 최소 2개월간 치열한 전투를 재개할 것"이며 "이 (휴전) 기간 여러분은 전열을 정비하고 싸움의 재개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