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될까봐 아파트 계약 안했는데…지금은 후회막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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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당첨됐는데 계약은 글쎄…
고분양가, 금융비용 높다면 '계약' 고려해야
우수한 입지, 높아지는 분양가, 금융혜택 고려하면 '계약'
고분양가, 금융비용 높다면 '계약' 고려해야
우수한 입지, 높아지는 분양가, 금융혜택 고려하면 '계약'
"작년 이 맘 때 기억 안 나세요? 계약하면 정말 '바보' 소리 들었다니까요. 그러다보니 당첨된 것도, 포기한 것도 주변에 거의 얘기 안했어요. 지금요? 당연히 후회중이죠."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서 전세로 살고 있는 김모씨. 그는 작년 이맘 때를 생각하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40점대짜리 통장을 가지고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에 청약에 당첨됐다가 포기했던 기억 때문이다. 김 씨는 당시 전용면적 59㎡에 당첨됐는데, 난생 처음 '아파트 청약'에 당첨돼 얼떨떨한 기분이었다. 계약여부를 두고 가족들과 상의했다. 가족들은 '10억원에 달하는 분양가를 감당하기에는 금리가 너무 높다', '강남에서 나온 분양이 많다니까 다음에 다시 해보자', '이번엔 분위기가 아닌 것 같다'며 계약포기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제는 9억원대로 오른 전셋값을 감당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김 씨는 "어떻게 알고 추천되는지, 조합 입주권이긴 하지만 웃돈이 6억원이 붙었다거나 다음 달부터 분양권 전매제한도 풀린다는 등 올림픽파크포레온 뉴스가 뜬다"며 "올해 이렇게 분양이 없고, 전셋값이 이렇게 오를 줄 알았다면 작년에 계약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부동산 시장 침체가 이어지면서 '아파트 계약'에 대한 고민이 많아졌다. 기존 아파트의 경우 매물이 급격히 증가해 매수자들은 행복한(?) 고민이 많은 상황이다. 19일 아파트실거래(아실) 앱에 따르면 서울의 매물은 7만8170건, 경기도는 14만2297건에 달하고 있다. 매물건수로만 보면 역대급으로 많은 매물들이 쏟아지고 있다. 때문에 시장에는 확실한 '매수자 우위' 분위기가 형성됐다. 다만 매물들의 호가가 급락하진 않아 매수자와 매도자간의 줄다리기는 다소 있는 상황이다.
매수자들이 고민하는 '아파트 계약'은 신규 분양된 아파트다. 집값이 떨어지면서 새 아파트의 분양가가 장점이 줄었고, 입주시에 시세가 어떻게 될지 가늠할 수 없어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어렵사리 청약에 당첨되고도 포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반면 시장이 침체되면 신규 공급 또한 줄어들 수 밖에 없고, 분양가가 상승하고 있는 점은 계약을 유도하는 요인이다. 실제 미계약이 쏟아지면서 '장기 미분양으로 가는 게 아니냐'며 우려했던 아파트들이 완판을 기록하고 있다. 결국 입지와 상품 등을 보고 오는 수요자도 있다는 얘기다. 일반적으로 신규분양은 기존 아파트를 매입하는 것보다 금융비용에 대한 부담이 적은 편이다. 선분양 아파트의 경우 적어도 3년 뒤에 입주한다. 분양대금을 장기간에 나눠서 계획적으로 준비할 수 있다는 얘기다. 최근에는 건설사들이 금융비용을 덜어주기 위한 혜택까지 내놓고 있는 점도 장점이다. 무엇보다 일부 규제지역을 제외하고는 '분양권 전매'도 가능하다. 3년 안에 시황에 따라 매매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얘기다.
앞서 살펴본 김 씨도 여러가지 가능성을 놓고 '무조건 미계약'을 했다가 후회하는 경우다. 물론 올림픽파크포레온의 경우 실거주 의무가 남아있기 때문에 바로 분양권 전매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내 집 마련'의 선택지가 아예 없다는 점은 김 씨 가족에게 '주거불안'을 만드는 요소다.
부동산 관련 카페에도 계약여부를 묻는 질문이나, 이에 따른 답변들이 넘치고 있다. 계약포기를 했든 아니든 후기글들도 다수 찾아볼 수 있다. 서울의 경우 높아진 분양가에 따른 부담감이 주요 쟁점이다. 분양가가 워낙 높다보니 기본 자금의 비율이 낮게 내려왔기 때문이다. 서울은 조합이나 시공사에서 금융혜택을 주는 경우도 드물다. 고금리에 이자 후불제를 감당해야 하는 분양 아파트가 대부분이다. 여러가지 금융부담을 견뎠다가 입주시에 집값이 오르지 않으면 큰 일인 셈이다. 이를 바꿔 말하면 신규 분양의 장점인 '낮은 금융 부담'은 없다시피한 상황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서울 아파트는 분양가 밑으로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는 속설이 있지만, 그건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됐을 시절의 얘기"라며 "분양가가 높아진 만큼 중도금 이자, 취득세 등 각종 세금부담도 커지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경우 분양가를 감당할 수준은 되지만, '앞으로 주변 시세가 떨어지지 않겠느냐'가 주요 얘깃거리다. 절대값은 낮은 편이지만, 상대값으로 높아질 가능성이 청약당첨자들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 수도권의 경우 조합 보다는 시행사나 시공사들이 지급보증을 서는 경우들이 많다. 때문에 각종 금융혜택이나 계약자들을 위한 편의들이 제법 제공되는 편이다.
예를 들어 선분양 아파트라면 1000만원 계약금, 중도금 이자에 대한 혜택이나 각종 옵션 할인이나 포함 등의 혜택이 아직 있다. 비규제지역이 대부분이다보니 분양권 거래도 바로 혹은 6개월 후에 가능하다. 이에 착안해 중도금 납입 전 전매가 가능한 '안심전매보장제' 같은 혜택을 주기도 한다. 일부 후분양 아파트는 입주 시점이 임박한 점을 고려해, 분양가를 낮추거나 입주지정일 기간을 연장하는 등 '계약률 높이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수도권의 A건설사 분양소장은 "지금은 사업자들도 힘든 상황이다보니 큰 욕심 안부리고 완판(완전판매)만이 목표인 시기"라며 "눈여겨봤던 입지에서 분양하는 아파트라면, 수요자들 입장에서 각종 혜택을 챙기면서 분양을 받기에는 되레 좋을 때"라고 말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서 전세로 살고 있는 김모씨. 그는 작년 이맘 때를 생각하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40점대짜리 통장을 가지고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에 청약에 당첨됐다가 포기했던 기억 때문이다. 김 씨는 당시 전용면적 59㎡에 당첨됐는데, 난생 처음 '아파트 청약'에 당첨돼 얼떨떨한 기분이었다. 계약여부를 두고 가족들과 상의했다. 가족들은 '10억원에 달하는 분양가를 감당하기에는 금리가 너무 높다', '강남에서 나온 분양이 많다니까 다음에 다시 해보자', '이번엔 분위기가 아닌 것 같다'며 계약포기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제는 9억원대로 오른 전셋값을 감당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김 씨는 "어떻게 알고 추천되는지, 조합 입주권이긴 하지만 웃돈이 6억원이 붙었다거나 다음 달부터 분양권 전매제한도 풀린다는 등 올림픽파크포레온 뉴스가 뜬다"며 "올해 이렇게 분양이 없고, 전셋값이 이렇게 오를 줄 알았다면 작년에 계약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부동산 시장 침체가 이어지면서 '아파트 계약'에 대한 고민이 많아졌다. 기존 아파트의 경우 매물이 급격히 증가해 매수자들은 행복한(?) 고민이 많은 상황이다. 19일 아파트실거래(아실) 앱에 따르면 서울의 매물은 7만8170건, 경기도는 14만2297건에 달하고 있다. 매물건수로만 보면 역대급으로 많은 매물들이 쏟아지고 있다. 때문에 시장에는 확실한 '매수자 우위' 분위기가 형성됐다. 다만 매물들의 호가가 급락하진 않아 매수자와 매도자간의 줄다리기는 다소 있는 상황이다.
매수자들이 고민하는 '아파트 계약'은 신규 분양된 아파트다. 집값이 떨어지면서 새 아파트의 분양가가 장점이 줄었고, 입주시에 시세가 어떻게 될지 가늠할 수 없어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어렵사리 청약에 당첨되고도 포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반면 시장이 침체되면 신규 공급 또한 줄어들 수 밖에 없고, 분양가가 상승하고 있는 점은 계약을 유도하는 요인이다. 실제 미계약이 쏟아지면서 '장기 미분양으로 가는 게 아니냐'며 우려했던 아파트들이 완판을 기록하고 있다. 결국 입지와 상품 등을 보고 오는 수요자도 있다는 얘기다. 일반적으로 신규분양은 기존 아파트를 매입하는 것보다 금융비용에 대한 부담이 적은 편이다. 선분양 아파트의 경우 적어도 3년 뒤에 입주한다. 분양대금을 장기간에 나눠서 계획적으로 준비할 수 있다는 얘기다. 최근에는 건설사들이 금융비용을 덜어주기 위한 혜택까지 내놓고 있는 점도 장점이다. 무엇보다 일부 규제지역을 제외하고는 '분양권 전매'도 가능하다. 3년 안에 시황에 따라 매매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얘기다.
앞서 살펴본 김 씨도 여러가지 가능성을 놓고 '무조건 미계약'을 했다가 후회하는 경우다. 물론 올림픽파크포레온의 경우 실거주 의무가 남아있기 때문에 바로 분양권 전매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내 집 마련'의 선택지가 아예 없다는 점은 김 씨 가족에게 '주거불안'을 만드는 요소다.
부동산 관련 카페에도 계약여부를 묻는 질문이나, 이에 따른 답변들이 넘치고 있다. 계약포기를 했든 아니든 후기글들도 다수 찾아볼 수 있다. 서울의 경우 높아진 분양가에 따른 부담감이 주요 쟁점이다. 분양가가 워낙 높다보니 기본 자금의 비율이 낮게 내려왔기 때문이다. 서울은 조합이나 시공사에서 금융혜택을 주는 경우도 드물다. 고금리에 이자 후불제를 감당해야 하는 분양 아파트가 대부분이다. 여러가지 금융부담을 견뎠다가 입주시에 집값이 오르지 않으면 큰 일인 셈이다. 이를 바꿔 말하면 신규 분양의 장점인 '낮은 금융 부담'은 없다시피한 상황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서울 아파트는 분양가 밑으로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는 속설이 있지만, 그건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됐을 시절의 얘기"라며 "분양가가 높아진 만큼 중도금 이자, 취득세 등 각종 세금부담도 커지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경우 분양가를 감당할 수준은 되지만, '앞으로 주변 시세가 떨어지지 않겠느냐'가 주요 얘깃거리다. 절대값은 낮은 편이지만, 상대값으로 높아질 가능성이 청약당첨자들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 수도권의 경우 조합 보다는 시행사나 시공사들이 지급보증을 서는 경우들이 많다. 때문에 각종 금융혜택이나 계약자들을 위한 편의들이 제법 제공되는 편이다.
예를 들어 선분양 아파트라면 1000만원 계약금, 중도금 이자에 대한 혜택이나 각종 옵션 할인이나 포함 등의 혜택이 아직 있다. 비규제지역이 대부분이다보니 분양권 거래도 바로 혹은 6개월 후에 가능하다. 이에 착안해 중도금 납입 전 전매가 가능한 '안심전매보장제' 같은 혜택을 주기도 한다. 일부 후분양 아파트는 입주 시점이 임박한 점을 고려해, 분양가를 낮추거나 입주지정일 기간을 연장하는 등 '계약률 높이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수도권의 A건설사 분양소장은 "지금은 사업자들도 힘든 상황이다보니 큰 욕심 안부리고 완판(완전판매)만이 목표인 시기"라며 "눈여겨봤던 입지에서 분양하는 아파트라면, 수요자들 입장에서 각종 혜택을 챙기면서 분양을 받기에는 되레 좋을 때"라고 말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