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은 지난 4월 미국 보건의료정보관리시스템협회(HIMSS)가 주관한 평가에서 세계 처음 3개 분야에서 최고 단계를 획득해 3관왕에 올랐다.   삼성서울병원 제공
삼성서울병원은 지난 4월 미국 보건의료정보관리시스템협회(HIMSS)가 주관한 평가에서 세계 처음 3개 분야에서 최고 단계를 획득해 3관왕에 올랐다. 삼성서울병원 제공
지난 9일 열린 삼성서울병원 개원 29주년 기념식에 특별한 손님이 찾아왔다. 해롤드 울프 미국 보건의료정보관리시스템협회(HIMSS) 회장이 깜짝 방문해 기념식 무대 위에서 축하 인사를 남겼다. 울프 회장은 “삼성서울병원 개원 29년을 축하한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첨단 지능형 병원인 삼성서울병원의 미래가 더욱 기대된다”고 했다.

○세계 병원 중 디지털 전환 가장 앞서


울프 회장이 주목한 삼성서울병원은 세계에서 디지털 전환 속도가 가장 빠른 병원으로 꼽힌다. 삼성서울병원은 HIMSS가 올해 1월 발표한 디지털헬스지표(DHI) 조사에서 400점 만점에 365점을 받아 세계 최고 점수를 기록했다.

DHI는 △지배구조 및 인력 △상호 운용성 △개인별 맞춤 의료 지원 △예측 분석 등 4개 영역에서 병원의 디지털 전환 정도를 묻는 조사다. 삼성서울병원은 모든 영역에서 100%에 가까운 디지털 전환 성적을 냈다. 4차산업 시대를 앞두고 삼성서울병원이 세계 어느 병원보다 발 빠르게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의미다. 의료기관 디지털 전환 분야에서 ‘초격차를 확보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7개 분야 중 3개에서 최고 등급


이런 속도감은 실제 결과로 입증됐다. 삼성서울병원은 4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HIMSS 2023’에서 세계 처음으로 디지털의료영상 분야(DIAM)에서 최고 등급인 7단계를 획득했다. 같은 자리에서 의무기록 분야(EMRAM)도 7단계를 받았다. 앞서 정보기술(IT) 인프라 분야 INFRAM 7단계를 획득한 데 이어 연이어 거둔 쾌거다.

HIMSS에서 주관하는 7개 분야에서 3개 분야의 최고 등급을 받아 ‘트리플 크라운(Triple Crown)’을 달성한 것은 삼성서울병원이 세계 첫 사례다. 10월에는 HIMSS가 제시하는 데이터 분석 시스템 분야(AMAM)에서 6단계를 획득했다. 절차상 6단계 인증이 필수인 탓에 최고 단계 획득을 뒤로 미뤘지만 이미 평가 점수는 7단계 통과 기준을 뛰어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울프 회장이 삼성서울병원을 각별하게 생각하는 등 직접 챙기고 있는 이유다.

HIMSS뿐 아니다. 삼성서울병원은 9월 글로벌 시사 주간지 ‘뉴스위크’가 발표한 2024년도 ‘월드베스트 스마트병원(World’ Best Smart Hospitals)’ 부문에서도 3년 연속 국내 병원 중 ‘가장 스마트한 병원’으로 선정됐다. 글로벌 순위도 5단계 상승한 25위를 기록했다. ‘스마트병원’ 평가 기준으로 디지털 변환 기술(Electronic Functionalities), 원격의료(Tele-medicine), 디지털 이미징(Digital Imaging), 인공지능(AI), 의료로봇(Robotics) 등 5개 항목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데 삼성서울병원은 고루 좋은 성적을 거뒀다.

○“AI 등으로 중증, 희귀질환 치료 개발”

이날 기념식에서 박승우 삼성서울병원 원장은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그동안 삼성서울병원은 프로세스를 자동화하고 효율화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앞으로는 더욱 고도화되는 인공지능 모델 등을 활용해 4차 병원으로서의 역할과 중증 고난도 질환·희귀·난치 질환 치료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박 원장은 “의료진이 최적의 치료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정확하고 빠른 진단 보조 기술로 도움을 줄 수 있다”며 “나아가 새로운 의료기술 개발로 연결해 환자들이 더 나은 치료 기회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는 “한국 의료가 디지털 기술 토대 위에 패스트 팔로어의 위치에서 퍼스트 무버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삼성서울병원이 앞장서 가겠다”고 덧붙였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