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이 오르는 설탕값, 내년에도 설탕 부족 계속 [원자재 포커스]
브라질 항구 적체로 수출 차질
인도와 태국은 기상이변으로 생산 급감


브라질에서 사탕수수 농사가 풍년을 이뤘지만 설탕 가격은 t당 700달러대를 크게 웃도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단음식을 선호하는 신흥국들의 인구 증가를 생산량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12일(현지 시각)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설탕 12월물 선물 가격은 t당 747.1달러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작년초에 비해선 32%가량 올랐고, 자연재해로 브라질 사탕수수 생산량이 20%나 감소했던 2011년 이후 12년 만에 가장 높은 가격 수준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브라질의 올해 설탕 생산량이 2년 전에 비해 10~15%가량 증가했음에도 수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상파울루 인근 산토스 등 브라질 주요 항구의 주변에 폭우가 내리고, 하역 시설 등 인프라도 부족해 물량이 적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브라질이 주요 항구 기반 시설을 확충하는 2025년까지는 수출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고유가 상황이 지속되면서 사탕수수가 대체 연료인 바이오디젤을 만드는데 대량으로 사용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브라질에 이어 두 번째 설탕 수출국인 인도를 비롯해 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은 사탕수수 재배지역에 가뭄이 들어 농사를 망쳤다. 미국 농무부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9월까지 인도의 설탕 수출은 평년의 거의 절반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달콤한 음식을 좋아하는 인도네시아와 이집트와 같은 국가의 인구는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FT는 원자재 기업 머렉스(Marex)의 전문가를 인용해 "중동과 동남아시아 지역의 높은 수요로 인해 올해 전 세계적으로 300만t의 설탕 공급이 부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