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동안 부진했던 게임주들이 3분기 실적 발표에 힘입어 급등했다. 쇼트커버링(공매도 주식을 되갚기 위한 주식 매입)을 위한 매입도 이어지며 주가 상승을 뒷받침했다.

8일 위메이드플레이는 가격제한폭인 29.91% 오른 1만1640원에 장을 마쳤다. 모회사인 위메이드(19.33%)와 계열사인 위메이드맥스(16.70%)도 급등했다. 위메이드의 3분기 실적 개선 소식에 중국 진출에 대한 기대감이 더해지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위메이드는 전날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454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고 공시했다. 앞서 5분기 연속 적자였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이날 대표작 '미르4'와 '미르M'를 내년 중 중국 내 서비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위메이드와 '미르의 전설2,3'에 대한 중국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한 액토즈소프트도 주가가 29.99% 올랐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컴투스홀딩스도 주가가 21.80% 상승했다. 3분기 신작 '제노니아'가 흥행하며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3.9% 성장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모두 흑자 전환했다. 관계사인 컴투스는 영업손실을 냈음에도 주가가 3.92% 상승했다.

게임주 1위인 크래프톤도 '깜짝 실적'을 발표하며 주가가 10.61% 올랐다. 지난 10월4일 기록한 52주 최저가(14만5900원)과 비교해 30% 넘게 뛰었다. 전날 크래프톤이 발표한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189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 성장하며 시장의 기대치(1451억원)을 훌쩍 뛰어 넘었다.

온기는 게임업종 전반으로 번졌다. 네오위즈홀딩스(11.03%), 넷마블(5.71%), 펄어비스(2.77%), 넥슨게임즈(4.89%), 카카오게임즈(2.47%), 더블유게임즈(3.34%) 등 게임주가 동반 강세를 보였다.

증권업계는 주식 시장에서 한동안 소외됐던 게임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됐다고 보고 있다. 그동안 신작 출시에도 기대만큼 주가가 오르지 않았지만, 이날 반등을 기점으로 게임주의 긍정적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이에 게임주들의 목표주가도 잇따라 상향 조정됐다. 크래프톤은 SK증권, KB증권, 신한투자증권 등에서 목표주가를 올렸다. 남효지 SK증권 연구원은 "향후 모바일 부문에서 신작과 인도 매출을 바탕으로 한 고성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NH투자증권은 위메이드와 엔씨소프트의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규모 매출 창출이 가능한 대작 개발의 경우 많이 시간이 드는데 하나둘 공개될 내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중동 게임시장이 커지고 있는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사우디 실권자인 무하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게임산업 육성을 위해 400억달러(한화 52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여기에 공매도 금지에 따른 쇼트커버링 수혜주로 게임주들이 주목받은 것도 한 몫을 했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게임사 시가총액 상위 6개사(크래프톤, 엔씨소프트, 넷마블, 카카오게임즈, 펄어비스, 위메이드)의 연평균 공매도 거래대금 비중은 △2021년 6.3% △2022년 12.4% △2023년 13.5%로 최근 2년간 공매도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이날 외국인은 크래프톤(418억원)을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위메이드도 97억원 어치 사들였다. 기관도 크래프톤(182억원), 엔씨소프트(159억원), 위메이드(73억원) 등을 순매수했다.

윤아영/배태웅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