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고물가·고환율…안전자산으로 '3苦' 넘어라
○부채 줄이고…안전 자산 위주로
재테크 혹한기를 맞아 전문가들은 내년 초까지 금리 상승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위기에 대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부채를 합리적인 수준으로 줄여나가고, 예·적금 등 리스크가 낮은 안전자산 위주로 자산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라는 얘기다.은행권에선 연 4%대 정기예금까지 등장하는 등 수신 금리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이후 유입된 예금의 만기가 다가오면서 시중자금을 끌어모으려는 금융회사들이 앞다퉈 고금리 상품을 내놓으면서다. SC제일은행 ‘e그린세이브 예금’(1년 만기)은 최고금리가 연 4.35%에 달한다.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 예금 상품 가운데에선 국민은행 ‘KB 스타 정기예금’과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 우리은행 ‘WON 플러스예금’의 최고금리가 나란히 연 4.05%로 집계됐다. 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선 연 4% 후반대까지 금리를 높였다. 1년 만기 기준으로 더블저축은행(연 4.61%), CK저축은행(연 4.6%), 동양저축은행(연 4.6%) 정기예금은 연 4.6% 이상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연 7~9% 고금리를 내건 상호금융 특판 상품도 종종 나온다. 새마을금고와 신협중앙회 등 공식 홈페이지에서 법인별 금리를 조회해보면 이런 상품을 발견할 수 있다. 이런 특판은 한도가 하루 이틀, 이르면 수시간 만에 소진되기 때문에 수시로 조회해보는 게 좋다. 이들 2금융권은 대출 부실에 따른 영업정지 사태가 발생하면 원리금을 제대로 돌려받지 못할 위험도 있는 만큼 가급적 예금자 보호 한도(5000만원) 내에서 가입하는 게 안전하다. 여러 금융사 예·적금에 새롭게 가입할 생각이라면 1개월가량의 시차를 둬야 한다. 보이스피싱 사기 방지를 위해 한 금융사에서 새로 통장을 만들었다면 20영업일이 지나야 다른 금융사에서 신규 계좌 개설이 가능하다.
○단기 대출은 고정·장기 대출은 변동
금융채 등 시장금리가 상승하면서 은행권 주택담보대출금리 상단이 연 7%, 하단도 연 4%를 웃돌 정도로 치솟았다. 8개 전업카드사의 9월 말 기준 단기 카드대출(현금서비스) 평균 금리도 연 17.51%로 집계됐다. 은행 주담대를 받아야 한다면 상대적으로 금리 상승분이 늦게 반영되는 신(新)잔액 코픽스 연동 상품이 유리하다. 9월 기준 신잔액 기준 코픽스 금리는 3.29%로 신규 취급액 코픽스(3.82%)에 비해 낮고 전월 대비 변동 폭도 상대적으로 완만한 편이다.전문가들은 신용대출과 전세자금대출 등 만기가 1~2년으로 짧은 대출을 실행할 때는 고정금리를 선택할 것을 조언했다. 금리 오름세가 단기간에 꺾일 가능성은 작기 때문에 6개월이나 1년마다 금리가 변하는 변동형보다 당장 금리가 낮은 고정형으로 받는 게 안전하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대출 기간이 5년 이상으로 긴 주담대는 변동형 상품을 추천했다. 장기적으로는 시장금리가 내려갈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변동형 주담대를 고정형으로 갈아탈 때는 일반적으로 중도상환수수료가 붙지 않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금융사에 금리 인하를 요구할 수 있는 금리인하요구권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금리인하요구권은 대출자가 취업이나 승진, 정규직 전환, 재산 증가, 부채 감소 등으로 신용 상태가 개선된 경우 금융사에 금리 인하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인터넷전문은행 등 1금융권은 물론 저축은행 카드사 보험사 등 2금융권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은행 영업점에 방문하거나 모바일 앱을 통해 신청하면 된다.
재직증명서와 원천징수영수증(소득금액증명원) 등 증빙 서류도 스크래핑(긁어오기) 기능을 통해 자동으로 제출 가능하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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