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채널A '절친 토큐멘터리 4인용식탁'
/사진=채널A '절친 토큐멘터리 4인용식탁'
배우 박정수가 15년을 함께한 드라마 연출가 정을영 PD를 위해 압구정에 건물을 올렸다고 밝혔다.

30일 방송된 채널A '절친 토큐멘터리 4인용식탁'(이하 '4인용식탁')에는 박정수가 뮤지컬 배우 박해미와 그룹 쥬얼리 출신 배우 이지현,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김환을 집으로 초대해 솔직한 이야기를 모습이 공개됐다.

이날 박정수가 손님을 초대한 장소는 본인이 소유한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동에 위치한 5층 건물이었다. 2011년 완공된 해당 건물 5층에는 박정수의 15년 연인 정을영 PD의 작업실이 있었다.

박정수는 손님들에게 "이 집은 내가 지었다"며 5층 작업실을 공개했다. 박정수는 "이 사람(정을영 PD) 일하라 지어줬더니, 딱 이거 짓고 2년만 일하고 그다음부터는 탱탱 놀고 일을 안 한다"고 폭로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지현이 작업실에 위치한 침대를 보며 "선생님 별거하시는 것 아니냐"고 농담을 하자, 박정수는 "별거했으면 좋겠는데 죽어라 집에 들어온다"고 답해 폭소케 했다.

박정수는 이후 연어크림파스타, 연어 샐러드, 감바스 알 아히요, 티본스테이크 등 직접 만든 요리와 와인을 대접하며 저녁 식사를 함께했다. 박정수와 '절친'들은 결혼과 이혼, 그리고 재혼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솔직담백한 '진짜 어른'들의 토크를 펼쳤다. 이혼과 재혼 후 견뎌내야 했던 삶에 대한 이야기부터 아이를 키우며 돈을 벌어야 했던 워킹 싱글맘들의 비애까지 어디서도 들을 수 없는 인생 선배들의 이야기도 진솔하게 전했다.

박정수는 "방송 생활을 하면서, 지금은 못 그러지만, 옛날엔 PD들이 좀 심하게 했다"며 "어떤 땐 욕설도 했고, 그래서 무서웠다"면서 과거를 떠올렸다.

이지현은 "유명한 일화가 있지 않냐"면서 박정수가 눈물 연기를 해야 할 때, 연출자가 원한 펑펑 우는 게 아닌 자신이 분석한 살짝 눈물만 비치는 연기를 한 후, 연출자에게 "이만큼 연기했으면 됐지, 뭘 더 하라는 거냐"는 말을 했다는 사실을 전했다.

박정수는 이지현의 말에 웃음을 터트리며 "그건 정 감독과 작품을 할 때"라며 "그땐 나와 사귀기 전인데, 내가 조금 그랬던 게 있었다. 연기는 제가 느끼는 것과 연출자가 느끼는 게 다를 수 있지 않나"라고 솔직한 연기관을 전했다.

이어 "(정을영 PD가) '박정수 씨 그 장면에서는 더 감정이 있어야 하지 않나' 해서 '나는 그렇게 울었다' 했더니 '그런데 카메라에 지금 그렇게 안 보이는데'라고 하더라"라며 "그래서 '내가 지금 보톡스를 맞아서 안 찡그려진다. 그래서 그런가 보다'라고 했다"라고 당시의 언쟁을 직접 전했다.

촬영을 모두 마친 후 정을영 PD에게서 "그동안 고생했는데, 저녁 한 번 사겠다. 뭘 좋아하냐"는 연락이 왔고, 박정수는 "안 나가도 그만인데, '일식이요'라고 답했다"면서 미묘했던 로맨스 기류를 전하기도 했다.

박정수는 두 사람의 첫 데이트였던 식사 자리에 "사실 난 그때 내 복장이 기억이 안 나는데, 정 PD는 까만 양복에 흰 와이셔츠를 바지에 넣지 않고 겉에 내놓고 입고 온 게 기억이 난다"며 "맨날 꾀죄죄한 모습만 보다가 '오, 저런 모습이구나' 싶더라"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나중에 들어보니 나는 운동복을 입고 왔다더라"라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이지현은 "언제 남자로 보였냐, 마음을 열게 됐냐"고 물었고, 박정수는 "싸우다 그랬다"고 답해 호기심을 자아냈다. 박정수는 "주변에서 자꾸 '좋아하나 봐', '정 PD가 박정수 씨를 좋아하는 거 같다'고 부추겨서, '나를 좋아하나' 싶더라"라며 "다른 사람한테 신경질을 많이 내도 나한테는 그렇게까지 내는 것 같지 않은 느낌이 있었고, 그러다 가끔 만나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라고 솔직하게 답했다.

박정수는 또 "남들은 사랑하는 건 3~4년이면 끝난다는데 그러지는 않았다"며 "나보다 굉장히 스위트한데 내가 스위트하지 않아서 박자를 못 맞춰준다"고 자랑했다. 또한 "연출자라 그런지 확실히 일반 사람이 아닌 다른 감성이 있다"며 "내가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매력이 있는 사람"이라고 치켜세웠다.

박정수는 제작진과 인터뷰에서도 정을영 PD와 인연을 "운명"이라고 칭하면서 "그 사람이 없으면 내가 힘들다. 아침에 집에서 나오려 그러면 '여보, 오늘 추울 거 같다 당신 데크에서 찍는다며 옷 잘 입고 가' 이러면 고마워하면 되는데 내가 꼭 반항한다. 그래서 정말 고마운 사람이다"고 거듭 애정을 보였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