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총리, 군 비난했다가 역풍에 삭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7일 군 간부들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예상하지 못했다며 비판했다가 역풍이 일자 이를 철회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전날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자신은 하마스의 "전쟁 의도"와 관련해 어떤 보고도 받은 적이 없다고 썼다는 사실을 29일(현지시간) 현지 일간 하레츠와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 등이 보도했다. 그는 "군 정보당국과 신베트(ISA) 수장들을 비롯한 모든 안보 기관은 하마스가 (도발을) 단념하고 합의를 원한다는 의견이었다"고 지적했다.

하마스의 기습공격에 이스라엘이 속수무책으로 당한 것에 대해 자신을 향해 책임론이 제기되자 이번 사태의 책임을 군과 정보기관으로 돌린 모습이다.

이에 반대파 정치인들은 즉각 반발에 나섰다.

야권 지도자인 야이르 라피드 전 총리는 "네타냐후가 레드라인을 넘었다"며 "이스라엘군 병사들과 지휘관들이 하마스와 헤즈볼라를 상대로 용감히 싸우는 동안, 그는 이들을 뒷받침하기는커녕 비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책임을 보안 기관에 전가하려는 이런 행동은 이스라엘의 적과 싸우는 이스라엘군의 힘을 약화할 뿐"이라며 "네타냐후는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야권 지도자인 참모총장 출신 베니 간츠 국가통합당 대표도 "전쟁이 진행되는 동안 지도부는 우리가 요구하는 바를 수행할 수 있도록 군을 지지해야 한다"며 네타냐후 총리에게 발언 취소를 요구했다.

이가비 아슈케나지 전 이스라엘 외무장관 역시 이날 엑스에서 "우리는 지금 전쟁 중"이라며 네타냐후 총리를 향해 해당 글을 삭제하라고 요구했다.

메라브 미카엘리 노동당 대표는 "우리 아이들이 가자지구에서 전투식량으로 끼니를 때우는 동안 네타냐후는 심드렁하게 시가와 샴페인을 들고 사무실에 앉아 참사의 책임을 군 지휘부에 돌리고 있다"고 거세게 비난했다.

비판이 줄을 잇자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뒤늦게 해당 글을 삭제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27일 저녁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소탕을 위해 가자지구에서 지상작전 확대를 시작했다. 이와 관련, 네타냐후 총리는 전날 전쟁이 두 번째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근아기자 twilight1093@wowtv.co.kr